[정치칼럼] '해당행위'의 의미
[정치칼럼] '해당행위'의 의미
  • 공인경 새정치민주연합 청년위원
  • 승인 2015.06.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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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경 새정치민주연합 청년위원

필자가 대학시절 정치학을 전공했던 이유는 우리 사회의 구조와 틀을 고민할 수 있고, 그 틀을 바꾸는 방식을 배울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국민과 정부 사이의 창구 역할이자, 국민의 생각을 대변해야 하는 '정당'이 바로서야 우리 사회가 바로 서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25세의 나이에 청년 당원 생활을 시작했고, 8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전히 청년당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당은 진화하지 않고 바뀐 것이 없다. 어쩌면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퇴보한 느낌이다.

정당의 최대 목표는 정권창출이다. 정권창출이 중요한 이유는 집권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선한 방식과 방향으로 행사할 권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는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정당을 선택하여 그 정당이 바른 방향으로 나가가기를 바라는 순수한 국민들의 염원이 바로 정권창출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권창출'을 원하지 않는 당처럼 국민들의 눈에 비춰지고 있다.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이 원하는 목소리를 내어줄 수 있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당 지지율이 정체된 지는 오래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대선부터 최근의 재보궐선거까지 네 번 연속의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쯤 되면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과 방식이 뭔가 잘못 되었구나 인지를 해야 한다.

그러나 당은 당에 실망하여 탈당한 정치인들이나 당에 대해 개혁의 목소리를 드높이며 당에 쓴 소리를 하는 당내 정치인들의 목소리에 거부감을 느낀다. 심지어 이들 때문에 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당원이 당에 실망하는 이유는 당 구조가 뭔가 잘못되었고 공정하지 못한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더 이상 바뀔 수 없다고 생각되면 탈당이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다음 선거에서도 안전하게 당에서 공천을 받아서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 당내 정치인이라면 당의 문제점이나 당 지도부에 대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지적하지 않을 것이다. 현직 의원이거나 다음 선거에 출마를 하려는 당내 정치인이 당에 대해 문제점 지적을 하는 행위는 보통 용기를 가지지 않고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대한민국 국회
그러나 이상하게도 당내 몇몇 인사들이나 일부 국민들은 당에 대해 쓴 소리를 하는 정치인들을 '해당행위자'라는 굴레를 씌워서 비판한다.

국민들은 현명하다. 누가 '악한 침묵자'이고 누가 용기 있는 '선한 투덜이'인지.

그래서 나는 당이 개혁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라는 청년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도대체 '해당행위'라는 것이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해 봤다.

'해당행위'는 당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질 수 있겠다.

그렇다면 당에 해를 끼치는 행위는 무엇을 뜻할까? 당의 명예를 훼손시키거나 당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 해당 행위이다. 예를 들면 당의 후보자로서 선거기간에 공금횡령 등의 이유로 선거법 위반을 하여 당의 선거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거나 할 때 해당행위로 간주하여 당원자격 박탈을 당하기도 한다. 이는 당사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명백한 해당행위이다.

그러나 당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지 않아 국민들의 신임을 못 받고 계속된 선거 패배의 상황인 데에 답답함을 느끼고, 공천을 좌지우지 하는 당 지도부나 혁신위원회에 의원직을 걸고 용기 내어 소신발언을 하는 것을 막말이나 해당행위라고 간주한다면,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공정하지 못한 당 구조에 분노하여 당을 나가있거나 용기 내어 당에 바른 소리 하는 구성원 때문에 당이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치세력만 똘똘 뭉쳐서 국회의원 '뱃지'만 확보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욕심이 당을 분열하게 만들고, 이것이 '해당행위'인 것이다.
 
지금 국민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바라는 것은, 권력과 자리에만 연연하는 욕심 있는 정치 세력들이 똘똘 뭉치는 '악한 통합정신'이 아닌 국민의 먹거리 일자리 등의 민생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진정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는 '선한 세력', '선한 정당'이다.

공인경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회 청년위원

※ 이 기사는 본지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