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우유 재고량, 줄지 않는 우유 가격
늘어나는 우유 재고량, 줄지 않는 우유 가격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5.07.1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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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앞에서 열린 우유 소비 촉진 캠페인 행사에서 농협축산경제 이기수 대표와 농협 관계자들이 시민들에게 우유와 치즈를 나눠주며 우유 소비 촉진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 뉴시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는 지난달 30일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원유기본가격이 리터당 940원으로 동결한다고 지난 1일 결정했다. "원유 기본가격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어려운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원유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천일 농림부 축산정책국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생산자 단체에서 자율적인 생산감축과 유업체 원유생산쿼터 하향조정 등을 해오고 있지만 소비 위축으로 여전히 우유가 남아도는 상황"이라며 "통계청 생산조사 결과를 참고하되 수급상황도 반영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장경제 논리에 맞춰 원유기본가격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국장은 "우유는 생산하려면 3년의 시간이 걸리는 거대한 장치산업"이라며 "우유가 생활필수품인 만큼 시장논리에 맡겨 급등락하기보다 안정적으로 가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정수용 한국유가공협회 회장은 "시장 경제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하는데 원유가격 연동제는 전년도 생산비와 물가 인상률만을 고려해 전반적으로 원유가격이 오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구조이다보니 낙농가는 생산비 절감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다"면서 "결국 늘어나는 우유 재고량으로 기업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분유재고량은 지난 5월 기준 2만1564톤으로 적정량인 1만톤보다 2배 가량 많은 상황이다. 지난 3월 분유 재고량은 2만2309톤으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고치였다. 분유 재고는 지난해 부터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재고가 넘치지만 우유 생산 원가에 연동하는 가격제도 때문에 시중 우유값은 내려가지 않아 소비자들도 불만이다.

한편, 원유가격연동제는 통계청이 계산하는 우유생산비 증감액을 가감하고, 전년도 소비자 물가인상률을 적용해 다음해 원유기본가격을 결정하는 제도로 지난 2013년 8월 도입됐다. 도입 당시 원유기본가격을 리터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06원(13%) 올린 이후 3년째 똑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