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사랑니' 고통을 피하고 싶었어
[건강칼럼] '사랑니' 고통을 피하고 싶었어
  • 문대웅 강남연세샘치과 원장
  • 승인 2015.10.1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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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웅 강남연세샘치과 원장

우리는 어린 시절 유치가 모두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고 나면 양치질만 잘하면 튼튼한 이로 충치 없이 잘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래서 엄마 손에 이끌려 치과를 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다짐하며 열심히 양치질을 했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춘기의 어느 날 예고 없이 시작된 치통으로 밤잠을 설치며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안절부절했던 기억도 있다.
 
사랑니는 아래위 턱의 영구치열 치아 중 가장 안쪽에 나오는 세번째 큰 어금니로 제3대구치라 불리는 치아다.

보통 사춘기 이후 17세에서 25세 무렵에 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는 이성(異性)에 대한 호기심이 많을 때며, 특히 새로 어금니가 날 때 마치 첫사랑을 앓듯이 아프다고 하여 '사랑니'라는 명칭이 붙게 됐다.

이 사랑니는 모두 가지고 있을 경우 위아래 턱 좌우에 한 개씩 총 4개인데, 약 7%의 사람은 사랑니가 아예 없다. 또 1~4개의 다양한 개수의 사랑니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크기도 매우 다양하다. 아주 작은 경우부터 비정상적으로 큰 경우도 있으며, 보통의 어금니보다 깊고 조잡한 경향이 있어 위생관리에 소홀하게 되면 쉽게 치주질환과 충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사랑니의 원래 기능은 다른 어금니와 마찬가지로 음식물을 씹어서 잘게 갈아 소화하기 좋은 형태로 만드는 것이나, 다른 치아에 비해 퇴화 현상을 보이거나 위축되기도 해 정상적인 기능을 기대하기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

사랑니가 정상적으로 나와 청결하게 유지 관리하게 된다면 이 치아를 사용하고 생활하는데 아무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치열의 맨 안쪽 끝에서 공간이 부족한 상태로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은 만큼 관리의 어려움이 많아 여러 질환을 야기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사랑니가 어금니로써의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경우는 사랑니가 나왔다 하더라도 뽑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사랑니우식증, 지치주위염, 맹출장애에 따른 인접치 손상, 치아 낭종, 치아와 관련된 종양 등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킨 경우 등은 치아 건강과 다른 구강 질환의 또다른 원인이 되는 것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뽑아야 한다.

사랑니의 경우 치근의 개수나 길이, 형태도 변이가 많은 편이라 발치 전에는 반드시 방사선 촬영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치근의 다양한 변이가 발치를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니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해서 미리 겁먹고 발치부터 할 필요는 없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구강 상태를 점검하면서 사랑니가 어떻게 자리잡는지 체크해 보면서 기다리며 구강 청결에 더 신경쓰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꾸준한 관심과 정기 검진 그리고 깨끗한 양치 습관을 갖고 있다면 사랑니의 공포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