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촉법소년' 캣맘 초등학생 용의자, 무심코 던진 돌하나?
[뉴스줌인] '촉법소년' 캣맘 초등학생 용의자, 무심코 던진 돌하나?
  • 성희연 기자
  • 승인 2015.10.21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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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처벌 미성년자 기준, 외국의 처벌방법은?
▲ 용인 캣맘 사건 당시 A군 등 용의자들이 벽돌을 던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옥상 ⓒ뉴시스
최근 발생한 용인 캣맘(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사람) 사건 소식은 전국민에게 충격과 허무함을 안겼다. 캣맘에 대한 혐오가 아닌 초등학생 4학년이 낙하실험을 위해 던진 돌이 사고원인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형사 미성년자 이른바 '촉법소년'에 대한 논란으로 번져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용인 '캣맘' 사건은 지난 8일 오후 4시 39분경 용인 수지구 18층짜리 모 아파트 화단에서 박모(55·여)씨와 또 다른 박모(29)씨가 고양이 집을 만들던 중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50대 박씨가 숨지고 20대 박씨가 머리를 다친 사건이다.
  
'형사 미성년자 기준' 논란
외국 처벌은?
 
뜨거운 논란 속 쟁점은 용의자 초등학생 A군이 만 9세로 현행법상 처벌할 수 없는 형사 미성년자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10세 이상~14세 미만의 소년이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면 일명 '촉법소년'으로 분류돼 가정법원을 통한 감호위탁 혹은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을 받지만 9세 이하는 이마저도 면제된다.
 
'만 14세가 되지 않은 형사미성년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형법 9조는 지난 1953년 형법이 제정된 이후 변화가 없다. 
 
다만 촉법소년에 대한 규정은 지난 1958년 제정당시 촉법소년 대상을 만 12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소년으로 정했다가 소년 범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2007년 촉법소년 연령만 만 10세로 하향 조정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피해자 유족이 A군 부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일각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속에 오늘날의 청소년들의 지식 전달 속도로 보아 과거의 형법 조항에서 벗어나 형사 책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이를 뒷받침할 배경의 외국사례는 형사 미성년자 연령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가장 낮은 기준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르지만 가장 낮은 기준으로 6세에서 12세의 미성년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강경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나라로 프랑스는 13세 미만, 캐나다와 네덜란드는 12세 미만, 영국·호주 그리고 홍콩의 경우는 10세 미만으로 알려졌다. 촉법소년의 경우도 더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외국의 입법례로 보아 형사 미성년자의 평가에 대해 절대적으로 나이가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의 정책에 따라 만 10세부터 만 14세까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폴리스 라인으로 통제되고 있는 벽돌 투척 사건현장의 모습 ⓒ뉴시스
 
촉법소년, '갑론을박'
 
'용인 캣맘'사건의 용의자 초등학교 4학년생 A군이 형사 미성년자 이른바 '촉법소년'이라는 문제점을 두고 인터넷에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캣맘 사건의 가해자가 초등학생으로 확인된 지난 16일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용인 캣맘 용의자 초등학생, 엄중한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청원글의 서명운동에 무려 3만명의 누리꾼들이 참여했다.
 
한 네티즌은 "어려보이지만 만 9살이면 2년 뒤면 중학교에 입학한다. 비난받는 이유는 횡설수설하는 진술이고 '낙하실험'이라는 부모와 짜 맞춘 듯 하다는 말 때문이다"며 "저 나이 때라면 충분히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할 일인지 할 수 있는 나이이다"라고 처벌을 요구했다.
 
가해자 초등학교의 관계자는 지난 19일 한 방송에서 A군이 '낙하실험을 했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교과과정에 낙하실험은 없었다"며 "혹시 스카우트나 단체활동, 혹은 방과 후 수업에서 배운 적이 있나하고 봤지만 그것도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사건은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실정이다. 네티즌들은 부모라도 대신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강경한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어린 학생인 만큼 과도한 압박을 받지 않게 해야한다" 는 주장과 함께 "초등학생에게 정말 큰 트라우마가 생길 것"이라며 "국가나 단체가 공을 들여야 하는것 아닌가 싶다. 만 9세인 초등학생이 솔직히 뭘 알겠냐"며 옹호 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용인 캣맘 사건의 피해자 중 한명으로 두개골이 함몰된 29살 박씨가 지난 19일 한 매체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해자들로부터 사고가 난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박씨는 "가해자들이 검거된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며 "수사에조차 비협조적인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아이들 말은 계속 바뀌고, 반성을 하는 지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벌은 없더라도 사건의 경위와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수사해 주기를 부탁한다"며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첫 형법이 제정되어 시행됐던 지난 1953년 이후 우리 청소년들의 범법행위도 지나치게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이다. 다만 어린 청소년들에게는 처벌만이 아닌 올바른 예방대책으로 재범이 우려되지 않아야 하고 범죄자로 낙인 시키는 사회가 되 지 않도록 신중히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데일리팝=성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