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국가장] 영면한 민주화의 아버지…눈바람 속에서 마지막 길 배웅하다
[김영삼 국가장] 영면한 민주화의 아버지…눈바람 속에서 마지막 길 배웅하다
  • 오정희·이성진 기자
  • 승인 2015.11.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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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진행된 국가장, 각계 대표·주요 인사 등 7000여명 영결식 참석해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6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에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눈발이 날리는 영하권의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유족과 친지, 장례위원회 의원, 국가 주요 인사, 각계 대표, 해외조문사절단, 일반 시민 등 약 700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건강악화 증세를 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영결식에 불참한 대신 오후 1시경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정치의 아버지' 故 김영삼 前 대통령
마지막 길 배웅하는 각계 인사들

▲ 故 김영삼 前 대통령의 영결식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치러진 이번 국가장에는 김 전 대통령을 "정치의 아버지"라고 언급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황교안 국무총리는 조사를 통해 고인의 민주화 공로와 대통령 재임 시절 개혁추진 등 업적들을 언급하며 "대통령님께서 염원하셨던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오늘 우리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분단을 극복해 통일의 길을 열고 경제, 사회 각 부문의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반드시 이룩하겠다"며 "또한 이념과 종교, 지역과 계층의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통합의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도 추도사를 통해 "대통령님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섬겨 오신, 진정한 문민 정치가였다"며 "대통령님의 생애는 시련과 극복, 도전과 성취의 대한민국 민주헌정사 그 자체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조사와 추도사가 끝나고 국가장 절차에 따라 고인의 종교인 기독교를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 순으로 4대 종교의식이 진행됐다. 또 부인 손명순 여사와 장남 은철·차남 현철씨 등 유족들과 이명박 전 대통령 등 각계 조문객들이 헌화와 분향을 했고, 고인의 애창곡이기도 했던 '청산에 살리라'가 추모곡으로 연주됐다.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 영결식을 마치고 운구차량은 국회를 떠나 상도동 사저와 내년 완공을 앞둔 '김영삼대통령 기념도서관'을 경유해 장지인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다.

안장식은 현충원에서 오후 4시 30분부터 약 1시간 20분가량 헌화·분향, 하관, 예배, 허토 순으로 진행됐으며, 노제와 추모제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유족의 뜻이 반영돼 생략됐다.

'영면' 들어간 '민주화' 대통령

▲ 궂은 날씨에도 각계 대표·인사들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했다,
영결식을 모두 마치고 영면에 들어간 김 전 대통령은 앞서 민주화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해 자유당을 탈당한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는 유신에 반대해 의원직에서 제명됐으며 신군부정권으로부터 가택연금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 영결식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담은 영상에는 1985년 당시 신군부의 군인들로부터 둘러싸인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영상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날 잡아가고 감금할 수는 있어.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순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해"라고 일갈했다.

김무성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개혁을 훌륭하게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항상 협상과 타협을 통해 국정운영에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평생동안 온 몸으로 싸워 이룬 민주주의가 다시 흔들리고 역사가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후배 입장으서 착찹하다"면서 "실천으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독재에 맞선 용기, 포용적 리더십을 가슴 깊이 새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그 뜻을 잇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5일 빈소를 찾아 조문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영결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데일리팝=오정희·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