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이드] 이미 예견된 삼성의 '바이오' 드라이브
[재계인사이드] 이미 예견된 삼성의 '바이오' 드라이브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5.12.0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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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발표되자 '삼성이 바이오 사업을 강화한다'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1일 발표된 삼성그룹의 인사에선 복제약을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고한승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발탁됐으며, 1963년생인 고 사장은 오너가를 제외하고 사장단 중 가장 어리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물산의 손자회사 격인 회사라는 점에서 고 사장이 사장 직급을 단 것은 파격적이라는 평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노스웨스턴대에서 분자유전학으로 박사 학위를 딴 고 사장은 1990년대 미국 바이오기업 다이액스와 타깃퀘스트 등에서 연구개발(R&D) 업무를 하다 2000년 삼성에 스카우트 됐다.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에 합류한 고 사장은 바이오 제품 개발을 이끌다 2008년 삼성전자 신사업팀에 합류했으며 바이오사업팀을 거쳤다.

사실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이건희 회장이 선정한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지난 4년간 1조2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보고를 받는 등 이미 삼성의 미래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팀장들이 참석하는 삼성그룹 수요사장단협의회에 '바이오'가 단골 강연 주제로 등장하면서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는 분위기를 보였다.

지난 3월 송기원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교수가 '생명과학과 인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했으며 4월에는 '뇌 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뇌 과학과 인공지능의 기회와 리스크'를, 11월에는 권영근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가 '바이오산업 전망과 미래 비전'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삼성의 수요사장단협의회 강연은 삼성이 지향하는 사업구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즉, 지난해는 바이오 관련 강연이 한 차례도 없었던 것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바이오 관련 강연은 삼성의 관심도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삼성은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키워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조8000억원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상반기 미국 나스닥시장 사장을 앞두고 있으며 첫 복제약 류마티즘관절염 치료제 '베네팔리'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을 받고 내년 초 안에 최종허가를 거쳐 유럽 31개국에 판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관절염 치료제 'SB2', 휴미라, 유방암치료제 인 허셉틴, 인슐린제제 란투스 등도 순차를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약을 생산하는 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생산능력 15만ℓ가량의 제 3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바이오로직스 역시 상장 추진을 예상하고 있다.

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최대주주로 지분 90.3%를 보유하고 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