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이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혼외자 진실고백 '파문'
[재계인사이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혼외자 진실고백 '파문'
  • 박동혁, 최승준 기자
  • 승인 2015.12.30 15: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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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지속 어렵다" vs "이혼거부, 혼외자 키우겠다"…향방은?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시스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혼외자식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한편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결심을 밝혀 파문이다.

지난 29일 SK그룹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한 언론사에 A4지 3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 "노 관장과 십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고 노력도 많이 해보았으나 그때마다 더 이상의 동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만 재확인될 뿐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결혼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며 "수년 전 여름에 그 사람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고백했다. 현재 최 회장과 A씨의 사이에는 6살 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조사와 검찰수사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회사 일과, 부부와 복잡하게 얽힌 여러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다 보니 법적인 끝맺음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아무것도 정리하지 못한 채 몇년이 흘러갔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파장을 감안하더라도 이혼절차를 밟을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치부이지만 이렇게 밝히고 결자해지하려 한다"며 "불찰이 세상에 알려질까 노심초사하던 마음을 빨리 정리하고, 모든 에너지를 고객, 직원, 주주, 협력업체들과 한국 경제를 위해 온전히 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노 관장과 잘 마무리하겠다, 장성한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를 보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최 회장의 고백에 일부에서는 혼외자와 관련한 폭로성 기사를 접하기 전에 미리 선수(?)를 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갖가지 가설들이 등장하고 있다.

앞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자 존재를 감추다가 실각한 사례도 있었으며, 막 사면을 받고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 이러한 일이 타인에 의해 밝혀진다면 막대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노 관장이 이혼에 대해 합의를 할 경우 이혼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 봤지만, 노 관장이 이혼 거부 의사를 표하고 혼외자를 키우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배우자의 외도 등 결혼생활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두 사람의 이혼이 가시화될 경우 재산분할 및 위자료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0년 가까운 결혼생활 중 SK그룹의 성장은 비약적이었다. 지난 1992년 제 2 이동 통신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특혜시비에 사업권을 반납한 뒤 1994년 공기업이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하면서 재계 3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현재 최 회장은 SK지분 23.4%, SK케미칼 0.05%, SK케미칼우 3.11%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노 관장이 이 지분에 대한 요구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2월 3일 기준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집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재산 42억달러(4조9000억원)로 2015년 초보다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노소영, 결혼에서 이혼파문까지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 대학교 박사과정 유학시절에 만나 1988년 결혼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 직후였다.

노 전 대통령의 장녀인 노 관장은 서울대 섬유공학과와 미국 윌리엄앤메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시카고 대학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1997년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아내인 박계희씨에게 워커힐 미술관을 물려받아 1998년부터 2000년 워커힐 미술관장을 역임했고, 2000년 미술관을 아트센터 나비로 새단장해 운영 중이다.

두 사람은 결혼 생활 중 끊임없이 이혼설과 별거설이 나왔지만, 이번 최 회장을 진실고백으로 설(設)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2010년경 최 회장은 노 관장과의 이혼소송을 준비하던 중 A씨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으나, 이후 500억원대 투자금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이 구속까지 이어지면서 법적으로 정리를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슬하에는 1남 2녀를 두고 있으며, 장녀 윤정씨는 노 관장을 도와 연구모임 '싱글래러티99' 실무를 맡았으며, 올해 초 컨설팅 업체 '베인&컴퍼니'에 취업한 것으로 알졌다.

또 차녀는 현재 해군 장교로 복무 중인 것으로 유명하며, 아들은 미국 브라운대에 재학 중이다.

노 관장은 현재 SK지분 0.01%, SK이노베이션 지분 0.01%를 가지고 있다.

(데일리팝=박동혁, 최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