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도 '트랜스포머', 공간 활용 통해 '1인 가구' 공략
가구도 '트랜스포머', 공간 활용 통해 '1인 가구' 공략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3.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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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증가로 '수납'에 포인트 맞춰 여러 기능 겸하는 소가구 인기몰이

대구에서 학업을 마치고 서울로 취업한 A(28)씨는 회사 근처로 원룸을 얻어 최근 유행하고 있는 '셀프 인테리어'에 한창이다. 20평도 안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2가지 이상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일명 '다기능 가구'를 이용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싱글족'이라 칭하는 1인 가구의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그에 따른 맞춤형 '다기능 가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방을 혼자 사용한다 해도 침대, 옷장, 수납장, 화장대, 책상 등 경우에 따라 필수적으로 배치해야 할 가구들이 많지만, 작은 방에 모두 들여놓으면 자칫 방의 구조가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기능을 겸할 수 있는 다기능 가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수납' 공간으로 변신한 '침대'
'소파베드'부터 옷장 속 화장대까지
수요 맞춤형 '다기능 가구' 증가 추세

▲ 수납 공간을 구비해 놓은 침대

다기능 가구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포인트는 '수납'이다. 생활에 필요한 지로, 서류, 기기부품 등 각종 물품들을 수납공간 없이 깔끔하게 정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수납이 가능한 침대는 1인 가구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침대는 기본적으로 수면을 위한 필수 가구라 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큰 면적의 공간을 차지해 인테리어 하기에 제약이 따르는 부분도 있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침대에 수납공간을 부착시키는 형태의 가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추세다. 침대 시트 아래 단순 나무판자였던 부분에 서랍을 만들어 공간활용을 극대화한 것이다.

또 매트리스를 밀어내면 옷가지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도록 설계한 침대부터, 침대 머리맡 부분을 보다 넓게 만들어 각종 비품을 올려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반대편에서는 책상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침대도 등장했으며, 소파베드(침대+소파)형 침대, '접이식' 침대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전부터 이같은 다기능 가구는 존재해왔지만 당시에는 1인 가구의 수도 현재처럼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고, 디자인에 무게를 두지 않고 실용성만 갖춘 상품도 많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00년대 중반 자취생의 필수 아이템이라 불리던 이른바 '라꾸라꾸' 같은 접이식 침대는 일반 매트리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옷걸이'로 전락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한편 의(衣), 식(食)을 책임지는 옷장과 부엌에서도 다기능 가구가 1인 가구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옷장 사이에 배치한 화장대

의류를 보관하던 옷장 안에 화장대를 배치해 불필요한 공간을 줄인 상품이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가 하면, 밥솥이나 그릇 등 주방용품을 넣을 수 있는 수납장의 선반을 빼면 2인용 식탁으로 변하는 상품도 등장해 협소한 공간을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등 인구구조가 바뀌면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수요도 늘어나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추세"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한샘의 경우 수납침대, 소파침대 등 다기능 가구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3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리바트도 같은 기간 10% 성장했다.

이처럼 작은 발상의 전환으로 디자인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다기능 가구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500만에 육박하는 1인 가구의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35년에 전체 가구의 3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