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 모디슈머 공략 '동원참치라면', 살아질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솔직체험기] 모디슈머 공략 '동원참치라면', 살아질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4.06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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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좋은데 지속 여부는 '글쎄'..시식 후 '맛없다'는 평 많아
▲ 세븐일레븐 PB제품 '동원참치라면' 2종

출시 1주일째인 '동원참치라면', 그 반응은? 

지난해 출시된 '짬뽕라면' 등 프리미엄 라면의 열풍과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편의점의 매출 상승, 취향대로 제품을 조리해서 먹는 '모디슈머'(Modfy+Consumer) 증가 등이 겹치면서 이색 라면들이 출시되는 가운데, 세븐일레븐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동원참치라면'을 선보였다.

말 그대로 라면에 '참치'가 들어간 제품이다. 군대를 다녀온 이들이라면 '뽀글이'(봉지째 먹는 라면)에 참치를 넣어서 먹어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법하지만, 이같이 하나의 제품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출시 전부터 사람들의 호기심과 우려의 눈길을 동시에 받아온 동원참치라면은 출시 1주일째에 접어들었다.

세븐일레븐·동원·팔도의 콜라보
1주일 20만개, 단순 신제품 효과?

일단 호기심 자극에는 성공한 듯 하다. 신제품의 효과가 영향을 미쳤는지 출시 1주일만에 20만개를 판매하며 용기라면 중 가장 많이 팔린 것은 물론,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같은 기간 판매하는 모든 제품(담배 제외) 중에서도 참이슬과 바나나맛우유를 제치고 가장 많은 매출을 끌어올렸다.

모디슈머를 착안해서 개발했다는 동원참치라면은 참치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동원F&B와 '교동반점'으로 세븐일레븐과 인연을 맺은 바 있는 팔도가 손잡고 참치라면을 선보인 것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모디슈머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라면에 참치를 넣는 방안을 착안해 출시한 것"이라며 "기획을 하는 과정에서 참치캔 시장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동원과 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원에 따르면 동원참치는 최근 10년 동안 참치캔 시장에서 평균 70~7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원 관계자는 이번 참치라면 출시에 대해 "참치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라면 용기는 동원참치의 디자인 그대로 착안했으며, 구성물은 면, 분말스프, 참치 파우치가 있다. 종류는 '살코기'와 '고추참치' 2종, 가격은 2200원으로, 지난해 출시된 프리미엄 라면이 1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라면류에서는 다소 비싸다고 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가격 책정과 관련해 "최근 프리미엄 라면도 높은 가격임에도 잘 팔리고 있고, 캔참치도 기본 1000원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조리법은 기존의 라면과 같이 분말스프를 넣은 상태에서 물을 받고 4분 후 참치파우치를 넣어 면과 함께 섞어 먹으면 된다.

▲ '동원참치라면' 내용물

'라면+참치', 무슨 맛일까?
'호불호' 갈리는 소비자 평가

기자가 동원참치라면을 직접 시식해 본 결과, 살코기 버전의 경우 참치 특유의 향이 느껴졌지만, 참치캔보다는 기름이 적어서인지 국물이 싱겁거나 느끼하지는 않았다. 다만 참치캔에 비해 입자는 작고 으깨져 있어 씹는 식감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라면을 다 먹고 난 후 용기에 적혀있는대로 밥을 말아먹어보니 면을 먹었을 때보다는 더 맛있었다.

고추참치 버전의 경우 살코기 참치와 달리 라면에 넣어 먹은 경험이 없어 기대감이 남달랐다. 고추참치캔은 매콤달콤한 맛으로 자취생들 사이에서는 '밥도둑'이라는 호평도 자자하지만, 라면과의 조화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우치에 담긴 고추참치에서는 특유의 달콤한 냄새가 났지만, 라면에 넣고난 뒤 참치 냄새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달콤한 맛보다는 매콤한 맛이 더 강해 얼큰한 라면을 먹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 매콤한 맛의 '동원참치라면' 고추참치맛

하지만 동원참치라면을 직접 맛을 본 대중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의견도 많아 20만개의 판매가 무색해 보일 정도다.

소셜 여론분석 사이트 '소셜메트릭스'에 따르면 아직 출시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동원참치라면의 연관어 1위가 '맛없다'로 총 322건이 집계됐으며, '비싼 가격'도 56건이 나왔다.

반면 '좋은 느낌'(69건), '신선하다'(50건), '맛있다'(42건), '느끼하지 않다'(21건), '먹고싶다'(17건) 등 긍정적인 반응들은 부정적인 반응보다 적게 나타났다.

실제로 동원참치라면 출시 전인 지난달 28일부터 4월 6일까지 동원참치라면 살코기와 고추참치를 각각 시식한 20명의 블로거(세븐일레븐의 지원을 받은 블로거 제외)들의 시식평을 보면 살코기를 먹은 이들의 경우 4명이 '맛있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5명은 '비리다', '느끼하다' 등 다소 부정적인 평을 보였다.

고추참치의 경우는 살코기 보다는 대체적으로 평이 좋았다. 고추참치라면을 시식한 10명 중 3명은 별로였다는 평을 내놓았지만 7명의 사람들이 괜찮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나 맛있다고 한 이들 중에서도 가격이 비싸 재구매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 동원참치라면에 대한 여론 반응 ⓒ 소셜메트릭스

이처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동원참치라면의 소비자 반응에 대해 세븐일레븐 아직까지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어떤 제품이든 호불호는 갈리기 때문에 아직 출시 1주일밖에 되지 않은 제품의 리뉴얼과 더불어 신제품 출시도 현재까지 계획은 없다"며 "출시 전에는 참치라면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SNS 상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디슈머를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에 도전한 세븐일레븐과 동원이 최단기간 판매 기록을 이어나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