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시선] '가격경쟁' 기권하고 갑작스런 고급화 선언한 '홈플러스'
[남다른 시선] '가격경쟁' 기권하고 갑작스런 고급화 선언한 '홈플러스'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5.0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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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홈플러스 가격비교 차액보상제

홈플러스가 강서 신사옥 시대를 열면서 3년 간 이어오던 '가격비교 차액보상제'를 전격 폐지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경품 미끼, 고객정보 판매 논란이 연이어 지면서 이미 신뢰를 잃은 홈플러스의 갑작스러운 고급화 선언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도성환 전 홈플러스 대표의 작품인 '가격비교 차액보상제'는 자사의 1000개 핵심 생필품 가격이 이마트보다 비쌀 경우 그 차액을 현금쿠폰으로 보상해주는 제도이다. 

홈플러스는 이를 위해 3년 간 매일 이마트몰의 가격정보를 조사하고 물품 구매 영수증을 공개했다.

이미 소비자들은 '이마트보다 저렴하게 구매하셨습니다' 등의 문구가 찍힌 영수증을 떠올릴만큼 홈플러스는  저렴한 가격의 대표주자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 홈플러스가 영국기업 테스코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매각된 뒤 신임된 김상현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이마트와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가격 경쟁에서도 한발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줄어드는 홈플러스 성장세에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모펀드는 우선 홈플러스를 매수 가격 보다 높게 받고 다시 돼 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바다.

이에 김 대표는 출혈 경쟁 보다는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품질을 높이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사실 홈플러스가 이마트의 최저가격을 쫓고 있는 동안, 이마트는 '노브랜드' 등의 자사 브랜드를 키워가며 저만치 앞서나가고 있다. 또 신선식품의 경우에도 이마트는 프레시센터 등의 신선식품 물류망에 투자를 하면서 신선도 유지를 위해 노력을 쏟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마트는 가격경쟁과 질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그에 반해 홈플러스는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다 해소하지도 못한 채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으로 인해 또다시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모펀드를 등에 엎은 신임 대표가 가격은 포기하고 점잖은 '질' 경영을 택하면서 얼마나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