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다선의원에 대한 편견
[정치칼럼] 다선의원에 대한 편견
  • 공인경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 부산소장
  • 승인 2016.06.0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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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3선, 4선 이상 국회의원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그리 좋지 않다.
 
정치 욕심만 많고 후배 정치인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기득권 정치인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3개국 의회에서 4명의 의원들을 보좌해 본 경험이 있다. 지금도 국회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필자가 보좌진으로 겪어본 의회라는 곳은 절대 어설퍼서는 안되고, 어설픈 사람들이 구성원으로 많아서는 안 되는 곳이다.
 
참신하고 다양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열혈 초선 의원들이 대거 의회에 입성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각 정책분야별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다선 의원들도 많아야 한다.
 
의원 개개인은 모두가 입법기관이다. 이들이 만드는 법과 정책은 국민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절대 어설퍼서는 안 되는 자리이다. 한 의원이 의회에 적응하는 데에는 1-2년이 소요된다.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은 1-2년에 불과하다. 1-2년 만으로 정책적 노하우가 쌓이기는 쉽지 않다.
 
테러, 경제위기 등 국가가 위기상황을 맞았을 때 비슷한 위기를 겪어보고 이를 극복해 본 경험이 있는 다선 의원이 있다면 이는 국가 차원의 큰 자산이 된다. 그러나 초선 의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한민국 의회의 현실은 아직 의회정치가 성숙되지 못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단 한 명의 의원도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그 의원이 두 번 세 번 이상 당선되는 걸 용인할 리는 없다.
 
이번 20대총선 초선 당선자 비율을 보면 더민주는 46%, 새누리당은 37% 등 절반에 가까운 숫자의 초선 의원들로 20대 국회가 채워지게 된다.
 
당선된 선수가 무조건 높다고 물갈이 대상이라는 것은 논리가 약하다.
 
초선이라도 좋은 의정활동을 보이지 못하면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고 다선 의원이라도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지역주민들의 민원 해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능하다면 4선 5선이 아닌 10선이라도 무방해야 하지 않을까.
 
의원 개개인의 의정활동 성적표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높아진다면 열심히 일하는 의원 가려내기가 훨씬 수월해지고 그런 상황이 되어야 일 잘하는 다선 의원들도 인정받는 정치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공인경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 부산소장
 
※ 이 기사는 본지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