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민족 최고의 명절로 불리는 '秋夕', 우리 나라에만 있는 걸까?
[추석특집]민족 최고의 명절로 불리는 '秋夕', 우리 나라에만 있는 걸까?
  • 박양기 기자
  • 승인 2016.09.16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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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맞춰 알아본 나라별 추석과 닮은 명절들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그런데 추석은 과연 한국에서만 즐기는 명절일까?ⓒpixabay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차가 막히는 걸 알면서도, 내려가면 명절 음식을 준비하느라 힘들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매년 고향으로 향한다. 봄, 여름 농사가 결실을 맺을 시기였고 가장 밝고 큰 달이 뜨는 날이었다. 이때만큼은 모두가 먹고 즐기며 마음을 풍족하게 채웠다.

언제부터 시작된 명절이었는지 정확히 명시되어 있는 기록은 없다. 단,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시대 때 편을 갈라 놀았던 놀이, 가배가 훗날 가위라는 말로 바뀌고 이는 한가위가 되었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추석이 가장 큰 명절이란 건 어린아이도 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만 이렇게 가족끼리 모여 즐기고 달에 소원을 비는 문화가 있는 걸까? 외국에는 추석이 없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데일리팝은 각국에서 추석과 같은 의미를 지닌 명절들을 한 번 알아봤다.

태국의 로이끄라통[Loi Krathong , ลอยกระทง]

태국에서는 11월 25일을 기점으로 일주일간 로이끄라통 전통축제를 연다.

먼저 바나나 잎으로 연꽃 모양의 작은 배를 만든다(끄라통). 그 뒤 불을 밝힌 초와 향, 꽃 동전 등을 올리는데 이때 소원(로이)을 빌며 배에 함께 띄워 보낸다. 매년 보름달 아래 소원을 비는 이들과 그들의 소원을 담은 배가 떠내려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축제이기도 하다.

태국왕국의 수도였던 수코타이에서 기원했다는 것만 전해지고 있고, 지역에 따라 형태가 다르다.

왕도 방콕에서는 여러 가지 모양의 등불을 떠내려 보내고 치앙마이의 경우 등불풍선(콤로이)을 하늘에 날리는데, 이는 디즈니의 라푼젤을 생각나게 할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다.

▲ 태국의 로이끄라통 축제, 등불이 날아가는 모습ⓒ뉴시스

중국의 '중추절'[zhong qiu jie , 中秋节]

한국의 추석과 날짜가 똑같다. 중국에서는 음력 8월 15일이 가을의 중간이란 뜻의 날, 중추절이다.

중국의 3대 명절 중 하나며, 곡식에 감사하고 감사의 뜻을 담아 달을 보며 제사를 지낸다. 달빛이 비치는 마당이나 누각에 향로, 초, 월병, 과일 등을 놓고 절을 하는 것을 배월이라 한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남자가 주체가 아니라 여자들이 제사를 지낸다.

중추절의 유래는 여러 설이 있으나 10개의 태양이 나타나 곡식을 자라지 못하게 하였다는 것과 9개의 태양을 떨어뜨린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람이 달로 올라가게 되었고 그 사람을 기리는 의미로 시작했다는 것이 공통적이다.

오래전부터 이어진 중국의 큰 명절로 온 가족들이 모여 월병을 먹으며 달을 감상하는 날이다.

일본의 오봉[Obon, お盆] 

중국과 한국이 음력이라면, 일본은 양력 8월 15일에 명절을 보낸다. 오봉은 조상의 영혼을 받들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이다. 조상들을 마중하고 배웅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중할 때는 '무에카비' 마중하는 불을 피우고 '본다나'로 불리는 임시 제단을 마련한다. 배웅할 때 역시 '오쿠리비' 배웅하는 불을 피운다. 산꼭대기에 커다란 글자 모양의 불을 피우기도 하고 강물에 등롱을 띄워 보내는 행사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오쿠리비의 일종이다.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음력 7월 15일 음식과 과일, 향촉과 의복 등을 공양해 어머니를 구한 아들의 이야기가 오봉의 시초라고 전해진다.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몇 번의 날짜 변경이 있었던 미국의 추수 감사절은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 의해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지정됐다.

추수감사절은 미국 외에 나라에서도 지내는 명절로 한 해의 수확을 마치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는 의미가 있다.

청교도 인들이 미국으로 넘어올 때, 인디언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고 함께 수확에 감사하며 시작했다는 설이 있지만, 미국교회에서 시작했다는 설, 유럽의 중세교회에서 곡식을 봉납하는 전통에서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다.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고 이웃과 함께 감사의 나눈다는 점은 모두 공통된다. 독일이나 캐나다에도 추수감사절이 존재하는데, 캐나다는 조용한 명절 분위기가, 독일은 마을 단위의 축제가 특징이다.

▲ 미국의 추수감사절에는 칠면조를 먹는 풍습이 있다.ⓒpixabay

러시아의 '성 드미트리 토요일'

러시아에서 매년 11월 8일이 되기 전 토요일은 '성 드미트리 토요일'로 정해져 있다.

가족과 친족들이 모여 추수에 감사하며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나눈다. 그리고 성묘를 간다. 1370년 쿨리코보 전투에서 몽골군을 격파한 드미트리 돈스크 공이 11월 8일 전투에서 사망한 병사들을 위해 추모 행사를 연 것이 시초다. 그 후 러시아 정교회가 성드미트리의 날을 선포했고 전사자와 그의 조상을 추모하는 날이 되었다.

보드카가 유명한 러시아인 만큼 햇곡식으로 만든 보드카를 나눠 먹는 것이 풍습이며, 새들에게 곡식을 나눠주곤 한다.

프랑스의 투생[Toussaint]

만성절로 불리는 프랑스의 투생. 날짜는 11월 1일로 가톨릭교에서 모든 성인이 태어난 날로 칭하는 날이다.

가톨릭교인들 모두의 생일인 이날에 프랑스에서는 많은 이들이 고인의 무덤을 찾아가 꽃을 바친다. 대형 공동묘지인 몽마르트르나 몽파르나스 등에는 꽃다발과 불을 켠 양초들을 올려놓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고대 켈트족의 1월 1일이 현재의 만성절과 같은 날이다. 그들은 이날을 여름의 끝, 겨울의 시작이라고 칭했고 이를 기념하는 것이 시초인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성인으로 태어난 날인 투생이 미국으로 넘어가 모두가 성인이 되기 전날을 뜻하는 할로윈이 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각 나라의 명절을 살펴본 결과, 날짜와 의미는 약간씩 다르지만, 명절이 되면 가족들이 모여 화목하게 그 시간을 보낸다는 점은 모두 같았다. 모두 이번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화목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데일리팝=박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