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급증] 심화되는 양극화, '정책 사각지대' 벗어나야 할 때
[1인가구 급증] 심화되는 양극화, '정책 사각지대' 벗어나야 할 때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9.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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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1인가구는 520만 가구에 육박하며 전체 인구 중 27.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1인가구 중 17%는 20대, 18.3%는 30대, 16.3%는 40대, 16.9%는 50대, 12.8%는 60대, 17.5%가 70대 이상이었다.

1인가구가 이렇듯 급증하다 보니 유통업계에서는 이들의 하나의 소비주체로 보고 있다. 이에 유통 뿐만 아니라 여러 업계서 1인가구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경제 능력이 있는 30대의 1인가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솔로이코노미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이나, 20대와 70대 이상도 다수를 차지하면서 1인가구의 양극화 현상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저소득층은 10.9%에 불과한 것에 반해 1인가구의 저소득층 비중은 45.1%에 육박했다.

특히 독거노인들의 저소득 비중은 66.7%에 달하면서 미비한 노후준비가 여실히 드러났다. 더불어 사별,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노인 1인가구 문제는 사회적으로 더욱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동연구원은 월간 노동리뷰 9월호에서 고령층 1인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에 주목했다.

실제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대상연령인 65세 이상 1인 가구의 공적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46.1%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2015년 기준으로 60세 이상 1인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67.1%에 달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균등화된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의 50% 미만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10명 중 6~7명은 가난한 셈이다.

60세 이상 1인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지난 2008년 66.4%에서 2011년 71.4%로 정점을 찍고 다소 하락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비율이다.

이에 대해 김복순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고령층의 늘어나는 일자리가 비정규직, 시간제 중심의 열악한 일자리라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60대 이상의 1인가구는 단순노무직에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어 미래 수입이 불확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대적 빈곤율 높은 노년층
청년층은 '주거'가 발목


반면 20대의 가장 큰 문제는 '주거문제'다. 앞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조사에서도 2030 청년여성 1인가구의 56.3%가 월세에 거주하고 있으며, 계속 이사를 해야만 하는 주거 불안정 상태였다.

수입의 많은 부분을 주거비로 사용하다 보니 생활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서도 청년 1인가구의 자가 비율은 11.6%에 불과했으며,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20~30대는 주택 이외(오피스텔, 여관, 고시원 등) 거처 거주 비율도 각각 11.9%에 달했다.

특히 이번 통계청 조사에서는 1인가구 절반이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원룸이 단독주택에 포함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서민주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해소방안을 논의 중이며,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은 더민주 조정식 의원(경기시흥시을)은 청년 1인 가구에 공공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은 채 제자리걸음 중이다.

이와 함께 젊은 층의 이 같은 경제적 어려움은 '가성비'를 따지는 것, 합리적인 소비, 알뜰 소비 등을 추구하게 된 트렌드에서도 볼 수 있다.

이에 기반한 신조어인 '핫딜노마드족(hot deal nomad)'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모바일 쇼핑 등을 가리지 않고 최저 가격을 제시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더 싼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귀찮음도 감수한다는 것이다.

한편, 1인가구의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오는 2035년 1인가구가 34.3%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에 따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1인가구도 늘어난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1인가구들은 주거에 대한 정책에선 사각지대에 살고 있으며, 다가구 혜택 중심의 복지 체계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1인가구가 대한민국의 가장 주된 가구 유형으로 자리잡은 지금, 1인가구를 위한 정책의 초석을 마련이 필요한 때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