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한 IT] SK플래닛, 패션 O2O '프로젝트 앤'..성패는 '한계 vs 편리'
[Hip한 IT] SK플래닛, 패션 O2O '프로젝트 앤'..성패는 '한계 vs 편리'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9.22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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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많지만 제품 훼손에 관대한 큰 장점도..타겟팅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관건

SK플래닛이 '프로젝트 앤(PROJECT ANNE)'으로 패션 O2O 서비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23일 공식 론칭하는 '프로젝트 앤'은 모바일 앱을 통해 전국 상품배송이 가능하며, 월정액을 낸 뒤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추천 받고 원하는 옷과 가방을 골라 이용하고 원할 때 다른 옷으로 교환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음원시장이 디지털 음원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로 재편되고 있는 것처럼 패션시장도 단순히 옷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을 줄인 채 다양한 패션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소비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SK플래닛은 이번 사업을 위해 상품들을 직접 소싱(대외구매)하는 전담팀을 꾸렸다.

일단은 패션이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이에 가을/겨울 시즌(F/W)에 앞서 뉴욕, 밀라노에서 떠오르고 있는 패션 브랜드와 국내 신진디자이너의 브랜드, 국내 패션 브랜드 등 100여 곳의 최신 여성 의류 상품 1만2000여 점을 확보했다.

우선 패션을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서비스화'하겠다는 포부는 돋보인다.

하지만 그 개념이 애매모호하다. SK플래닛에서 강조하는 고객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해주는 부분은 분명 한계가 있다.

'프로젝트 앤'의 첫 걸음에서 사업의 보완과 이용을 희망하는 소비자를 위한 문제점 몇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스타일 추천의 한계
수선 불가에 고객 범위 축소
무조건 구매한 만큼은 다 입어봐야

SK플래닛 관계자에 따르면 스타일리스트와 개인 맞춤형 패션 컨설팅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맞춤형 스타일 제시를 하겠다고 했으나 직접적인 사진이나 방문을 통한 확인이 아니라 사이즈 정도만 알고 추천하기 때문에 피부톤, 체형 등 지금 인터넷을 검색해서 나오는 정보 그 이상일지는 미지수다.

다만 체형을 보완해줄 수 있는 비슷한 유형의 옷들을 직접 찾아봐야하는 불편함은 줄여줄 수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앤'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수선이 불가능해 출시된 사이즈대로만 제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선 없이 기성복을 이용할 수 있는 체형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키가 작은 사람이라면 상의 사이즈는 입을 수 있겠지만 바지는 포기해야 해야 하고, 기성복 보다 왜소한 체구의 사람도 맞는 옷을 찾긴 쉽지 않을 듯 하다.

단순히 미리 입어보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브랜드 매장을 방문해도 무료로 입어는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구매를 해서 수선을 하도록 유도하는 SK플래닛 측의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된다.

실제 '프로젝트 앤'에서는 이용 후 마음에 드는 상품을 앱에 담아두면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을 확인할 수 있고, 시즌 신상품의 경우에도 시즌이 끝나기 전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월정액을 지불하면 반드시 해당 횟수의 옷이나 가방을 받아봐야만 한다는 것이다. 횟수가 남았다고 해서 이월되거나 환불해주는 경우는 없다.

이렇게 되면 마음에 드는 의상을 추천 받지 못해도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한다.

SK플래닛 측에서는 월정액 이외 1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은 렌탈 서비스와는 차별화하겠다는 의지에서라고 한다.

결국에는 단순 대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비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 복심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앤'의 이용 요금은 의류의 경우 월 이용료가 1벌씩 4회 이용 시 8만원, 2벌씩 4회 이용 시 13만원이며, 가방은 1개씩 월 2회 주문하면 8만원이다. 이를 시럽페이(Syrup Pay) 간편결제할 수 있고, 정기 결제 선택 시 10%의 할인 혜택도 있다.

오염·훼손 부담 NO
거부할 수 없는 편리함

'프로젝트 앤'의 주요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를 기존에도 즐겨 입었거나, 기성 사이즈에 딱 들어맞는 체형의 소유자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서비스에 적합한 소비자들은 스타일링과 쇼핑 등의 번거로움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프로젝트 앤'만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렌탈 서비스와 달리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나 고의성이 없는 오염, 훼손 등의 부분에 대해 소비자가 부담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약관에 고의 훼손에 대한 명시가 돼 있지만 고의로 옷을 훼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가 조금 더 편하게 생각하고 서비스를 이용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SK플래닛 측에서도 이미 원하는 타겟팅 부류가 있었을 것이다. 그 폭이 그리 넓지 않다는 것은 서비스를 살펴보면 느낄 수 있다.

소비자가 서비스에 대한 매력을 느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이번 사업에서 결국 관건은 SK플래닛이 타겟팅한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서비스가 편리하다'고 느끼느냐에 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SK플래닛은 이번 사업을 위해 물류센터에 배송부터 회수, 세탁, 수선, 검품 등 패션 스트리밍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통합 관리되는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더불어 전문 세탁 업체와 계약을 맺어 소비자가 상품을 받아볼 때 중고 상품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만족도를 최상으로 높일 예정이며, 배송박스에도 감사카드를 동봉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는 후문이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