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진정한 의회민주주의자
[정치칼럼] 진정한 의회민주주의자
  • 공인경 정치바로세우기연구소 청년정책자문위원
  • 승인 2016.09.2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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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인경 정치바로세우기연구소 청년정책자문위원

우리나라는 5000 년이 넘은 장대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정치의 역사, 의회의 역사는 걸음마 수준의 유아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힌 지도 불과 몇 십 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회 민주주의까지 바라는 것은 어찌 보면 욕심일 수도 있다. 

정치권이 여 야로 나뉘어서 모든 사안마다 둘로 쪼개어져 싸워대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의회역사가 짧음을 실감한다. 민주주의의 의미는 무엇일까? 스스로 정립해본 민주주의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정치는 갈등을 중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우리의 정치는 어찌 보면 갈등을 유발하고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을 왜일까.

의회 민주주의는 국민이 나라의 일을 대신 수행하도록 의회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여, 논의와 토론방식의 '회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회의 모습은 어떤가? 국회는 국민이 제시한 안건에 대해 회의를 계획해서 회의를 열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국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걸핏하면 회의 일정과 시간 등이 변경된다.

국회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국회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국회 일정이 정해진 대로 진행되는 일은 거의 드물다. 며칠 전에 회의 일정이 변경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당일에도 국회 회의 일정이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일이 빈번하다.

특히 여야 간에 대치되는 정치현안이 발생할 경우 국회 본회의나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국정감사 일정까지 취소, 변경, 연기되기도 한다.

그리고 의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들이 걸핏하면 피켓을 들고 의회 안에서 시위를 한다. 그 피켓은 누구를 위한 피켓인가?

국민에게 시위를 하는 것이 아닐 테고, 상대 정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여주며 항의하기 위한 의미일 것이다.

대화와 토론을 위한 '회의'를 열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신성한 의회에서 피켓시위, 천막농성, 국회 일정 불참 등은 의회의 구성원이라면 지양해야 할 일들이다.

우리 국민들이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국민은 누구나 발언의 기회, 생각을 표현할 자유가 주어져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피켓을 들거나 농성 방식을 통한 의사표현을 하면 문제 해결이 어려우므로 국민들이 대표자로 의원들에게 '회의'를 열고 참여 할 기회를 부여해준 것이다.

의회는 다양한 정당 소속 또는 무소속의 의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른 구성원들이 모여 있다. 생각의 차이는 방식의 차이이다. 국민의 고민과 문제 해결을 어떤 방식으로 할까의 차이일 뿐이다. 이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자신이 속한 정당의 방식만 옳고 상대 정당, 상대 의원의 방식은 잘못되었다고 비판만 한다면 '문제 해결의 주체'인 정치인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는 것은 곧 의회를 구성하는 의회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상대를 인정하고 자신과 다름을 존중해주는 너그러움을 지니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민주주의자이자 의회민주주의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공인경 정치바로세우기연구소 청년정책자문위원

※ 이 기사는 본지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