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메프 홍보팀, '기레기' 넘어선 근무태만
[기자수첩] 위메프 홍보팀, '기레기' 넘어선 근무태만
  • 오정희 기자
  • 승인 2016.11.15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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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 당장 기억은 나지 않더라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일 것이다. 기레기는 취재 없이 컨트롤 씨 (Ctrl C, 복사하기), 컨트롤 브이(Ctrl V, 붙여넣기)로 짜깁기 해 기사를 만들어 내는 등 전문성이 떨어지는 수준 낮은 기사를 쓰는 기자를 비하하는 말인 '기자+쓰레기'를 합친 속어다.

그렇다면 컨트롤 씨 브이의 짜집기식 성의 없는 모습은 기자들에게만 보이는 것일까? 일반 기업 홍보팀에서도 이러한 행태는 벌어진다. 

지난 14일 소셜커머스 업체'위메프'에서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새로 론칭한 '신선생'을 통해 신선식품 직매입 판매 소식을 전하려는 마음이 너무 앞섰던 것인지, 억지로 내용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던 탓인지 사실과 무관한 다른 언론사 오보를 가져다 그대로 차용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엉뚱한 기업이 가만히 있다가 하지도 않은 사업을 했다고 오인을 받았다. A기업 관계자는 위메프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정정을 요청했더니 "미안하게 됐다. 정정하겠다"는 한 마디 말이 끝이었다며 기자에게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쓰지 않고 "물어봐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보통 기업들은 회사에 신상품을 런칭하거나, 회사 M&A(기업 인수합병) 또는 자회사 설립, 큰 사고의 해명 등을 위해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한다. 대략적으로 우리 회사에 이런 일이 있으니 잘 봐달라는 정도의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특히 이 같은 회사를 알리는 행위는 보통 회사의 얼굴격인 '홍보팀'에서 이루어진다. 홍보팀이란 말 그대로 회사의 사업계획이나 활동 상황 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부서로 회사 내부와 외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과 소통을 하는 자리인 만큼 신중해야하는 자리다.

이 같은 홍보팀도 다양한 부류가 있다. 회사가 자신의 얼굴인양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직원들도 있다.

이번 위메프 사태는 홍보팀의 '안일함'으로 볼 수 있다.

소위 3대 소셜커머스 업체에 꼽히는 회사의 홍보팀이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오보를 붙여넣기 해서 보도자료를 작성한 것은 업무 태만이다.

그럴 듯한 수치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짜깁기 해 놓고 사실 유무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회사 홍보자료를 만들고 또 만들어진 자료를 회사 누구도 검토하지 않은 채 배포했다는 것 자체가 소비자를 속이고 우롱하는 행위다.

'고객중심경영'을 추구한다고 한다는 위메프는 자신의 얼굴부터 돌아봐야할 것이다. 최근 위메프의 지속적인 방문자 수 하락은 이같은 내부 안일함이 드러난 것은 아닐지. 

(데일리팝=오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