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체험기] '이사말고, 짐카'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
[솔직체험기] '이사말고, 짐카'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11.19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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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이사 원하는 직장인·짐이 많은 1인가구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월세집에 사는 대다수는 1~2년 주기로 잦은 이사를 하게 된다. 혼자 사는 경우 '이사'라는 것이 녹록지 않은 일임을 몸소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승용차로도 가능했던 이사가 1톤 트럭의 힘을 빌려야 할 때까지 짐이 늘어나게 되면 지인에 도움 요청을 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결국 이사 전문 업체를 찾게 되는데, 최근에는 1인가구 전용 이사 업체들도 증가하는 추세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그 중 소형가구 전문 이사 앱 '짐카'는 공격적인 제휴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싱글족들의 이사 어려움을 덜어주고 이사 초보들에게 정액제를 제시해 불안감을 줄여준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조만간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기자도 짐카를 이용해 이사를 해보기로 했다.

▲ 짐카의 앱 화면

그동안 이사 용달은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관행을 깨고 앱에서 바로 카드결제도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견적 받기까지 매우 번거로운 10단계를 거쳐야 했다. 

앱을 다운받은 다음 짐 등록만 4단계에 달하며, 소유한 가구는 물론 책 권수까지 입력하게 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특히 마지막 단계에서 이사날짜를 고르게 하는 시스템은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할 듯 하다.

원하는 이사날짜에 이사를 할 수 없을 경우 앞서 입력했던 모든 정보가 사라지고 다시 첫 단계부터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실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짐카 앱 리뷰를 보더라도 많은 소비자들이 격앙된 어투로 불만을 남겨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짐카의 견적 받는 과정

기자가 확인한 견적 또한 착하지 않았다. 짐카는 완전포장이사가 없어 어떤 종류의 이사를 선택하게 되더라도 어느 정도 노동력이 들어 가야하는 시스템이다.

그나마 짐카 서비스 중에서 가장 편한 반포장 이사 '짐카 플러스'를 택했지만, 다른 업체들의 포장이사와 견적가가 같았다. '짐카 플러스'는 이사를 나갈 때 포장을 해주고 이사가는 집에 짐을 내려만 주는 서비스다.

짐카에서는 정찰제를 내세우고 있지만 온라인에 본 18만원 정도의 견적으로 이사를 진행하려면 셀프로 짐을 포장하고 가구는 침대 하나 정도, 옷을 포함한 이삿짐도 10박스 미만으로 나와야 할 듯 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짐카는 셀프이사를 원하는 자취하는 학생이나 처음 독립을 하는 사회초년생에게는 적합하지만, 짐 포장을 할 시간이 없는 직장인이나 오랜 1인가구 생활로 짐이 늘어난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게 느껴졌다.  

온라인 상에서 짐카의 입소문이 좋은 이유가 SNS나 후기 작성에 적극적인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으로도 추측할 수 있다.

한편, 짐카의 이사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예약을 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다고 느꼈다.

짐카와 마찬가지로 소형가구 이사를 하는 일부 업체에서는 견적을 받는 과정이 훨씬 수월했고, 메신저로도 짐카보다 친절하고 빠른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기자는 그 중 근무시간을 고려해 아침시간에 직접 집으로 견적사항을 확인하러온 다른 업체를 선택했다. 해당 업체에서는 기자가 여성임을 배려해 여성플래너를 배치하는 배려까지 보였다.

짐카는 앞으로 업계를 선점하긴 했지만 뒤따라 오는 더 뛰어난 경쟁업체들을 상대해야 할 입장이다.  
'자취생 이사 전문'이 아닌 짐카가 표방하는 '소형가구 전문'이 되기 위해서는 가격이나 서비스면에서 보완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