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두 번째 칼날, 삼성의 자신감 있는 반박 '블라디미르 사준 적 없다'
검찰의 두 번째 칼날, 삼성의 자신감 있는 반박 '블라디미르 사준 적 없다'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7.02.1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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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삼성그룹이 특검에 재소환되면서 삼성의 시계가 또다시 멈추게 됐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와 기각 이후 한층 누그러진 분위기가 박영수특검팀의 두번째 칼날에 다시 얼어붙은 것이다.

2월 13일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에 재소환됐다. 1월 1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특검은 3주간의 조사에 걸쳐 뇌물 공여 혐의와 관련된 추가 사안을 조사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의 행보가 이전과 다르게 적극적인 대응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 재소한을 앞둔 2월 12일 밤 다음날 가판에 보도될 삼성 관련 기사들에 대한 해명을 선제적으로 내놨다. 특검에 출석한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도 달라졌다. 1차 소환에선 '사과'에 집중했다면 재소환 당일에는 "모든 진실을 말하겠다"며 '진실'에 초점을 둔 것이다.

특검이 가장 중점으로 보고 있는 삼성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난해 10월 명마 '블라디미르'를 구입해줬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난 뒤이기 때문에 이 점만 입증되면 '대가성 뇌물'이라는 프레임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은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최순실에 대해 추가 우회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 구입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의 자신감으로도 볼 수 있다.

더불어 '박근혜 대통려이 최순실 씨 지원을 부탁한 사람은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의 독대에서 승마 지원에 대한 언급 외에 최순실·정유라 등 특정인을 거론해 지원 요청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으며, '삼성이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입법을 추진시키기 위해 관련 부처에 로비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지난해 초 금융위와 금융지주회사 추진에 대해 실무차원에서 질의한 바는 있으나 금융위가 부정적 반응이어서 이를 철회한 바 있고, 금융지주회사는 중간금융지주회사와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 관련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재차 입장을 밝혔다. 삼성 측은 앞서 2월 9일에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공정위에 이미 순환출자가 종결된 뒤 자료를 보냈으며, 공정위는 외부 전문가 등 위원 9명으로 구성된 전원회의를 거쳐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 법집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점을 전했다.

한편, 삼성이 정유라씨에게 사줬다는 의혹이 나오는 '블라디미르'는 스웨덴 대표로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한 적이 있는 '레전드급' 말로 소유주가 바뀌면 신문기사에 날 정도로 명마라고 한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