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포켓몬 GO를 통해 본, 큰손 키덜트족 지갑여는 패턴
[트렌드줌인] 포켓몬 GO를 통해 본, 큰손 키덜트족 지갑여는 패턴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4.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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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켓몬 GO 홈페이지)

나 자신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키덜드(Kidult)족의 증가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어느새 피규어와 게임, 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키덜트족들이 큰손으로 각광받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키덜트족에게 대표상품으로 꼽히는 피규어의 경우 최근 3년간 판매가 1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RC·무선조정 상품은 160% 늘었다. 같은 기간 건담, 프라모델(기타)은 각각 71%, 61% 늘어났다.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등 게임기 역시 2013년보다 4배(296%) 가까이 늘어났다.

키덜트족들을 노리는 상품들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포켓몬 GO의 경우, 최근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키덜드(Kidult)족이 어떤 문화콘텐츠에 반영하고 지갑을 여는지를 잘 보여준다.

먼저 포켓몬 GO의 대표적인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지점을 살펴보면, 실제 게임을 경험한 비율보다 인지도가 크게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전국 만 15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게임을 해본 경험은 41.8%인 반면 포켓몬 GO에 대한 인지도는 85.7%로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게임을 직접 해 본 경험은 10대(67%)와 20대(70%)가 30대 이상 연령대(30대 37%, 40대 21%, 50대 14%)에 비해 훨씬 많았다.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할 것이라는 짐작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인지도가 압도적이다보니 연령대 편중이라는 지적이 사실상 의미를 상실하게 됐다.

 

▲ (사진=옥션)

추억을 자극한다는 점 역시 포켓몬 GO의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이용자의 61%가 포켓몬 GO 게임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20대 게임 유저의 83.6%가 이같이 답했고, 30대에서도 55.4%의 응답률을 보였다. 포켓몬스터 만화를 보면서 자란 20대가 게임을 통해서 느끼는 공감과 몰입이 훨씬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사한 결론을 다른 조사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취미생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과거에 유행한 만화를 찾아본다는 응답이 51.6%에 달했다. 과거에 유행한 게임을 즐겨본 경험도 49%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트렌드모니터는 "키덜트 문화는 완구나 의상, 팬시용품 등에 동심을 느끼는 '현재 지향형'이라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과거 자신의 물건에 애착을 보이는 '복고 지향형'인 경우가 대체로 많은 편"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성향을 자극하기 위해 SK플래닛 11번가는 지난해 연말 인구완구 레고를 판매하면서, 아동소비자뿐만 아니라 성인소비자를 대상으로 특별세일을 실시하기도 했다.

레고수집을 즐기는 '키덜트족' 어른들을 위한 희귀한 '레어아이템'을 노놓은 것이다. 트렁크를열면 실제 피스톤이 움직이는 6기통엔진을 볼 수 있는 레고포르쉐 차량이나, 인기게임 '마인크래프트' 속 세계를 재현하는 '레고마인크래프트빌리지' 등을 한정판매했다.

옥션은 올해들어 키덜트 전문관 '올 어바웃 키덜트(All about KIDULT)'를 오픈하기도 했다. 마블, 스타워즈, DC, 원피스, 진격의 거인 등 유명 캐릭터와 함께 레고, 건담, 드론, RC자동차 등 인기 키덜트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움직이는 장난감 '스타워즈 로그원 AT'나 스마트폰 앱으로 조종이 가능한 '배트맨 배트모바일 텀블러 앱컨트롤' 등은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재력있는 키덜트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데는 무리가 없을 정도다.

옥션 영업본부 최우석 팀장은 "키덜트가 취미 영역의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대중적인 제품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판매하고 희귀 제품은 단독으로 선보이는 등 키덜트족의 성지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