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행 in 행주산성] 서울 근교로 가볍게 떠나는 여행
[혼행 in 행주산성] 서울 근교로 가볍게 떠나는 여행
  • 한혜영 기자
  • 승인 2017.05.30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이면 가까운 복잡한 도심을 떠나 녹음이 우거진 서울근교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다. 경기도 덕양구 행주내동 덕양산에 위치한 행주산성도 그중 하나다.

행주산성은 권율장군을 비롯해 그 휘하 군사 2300여명과 부녀자, 승군, 의병 등 민관이 힘을 합쳐 왜군을 물리친 장소로, 전쟁당시 부녀자들이 치마를 잘라 허리에 묶고 돌을 담아 날라 왜군에 맞서 싸운 일화로도 유명하다.

역사적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행주산성은 매력적인 곳이다. 자연은 느끼고 싶지만 높은 산은 힘든 사람들을 위해(?) 고지가 높지 않으면서도 정상까지 길이 잘 닦여있어 평소 산행을 자주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쉽게 오를 수 있다.

행주산성에 도착해 입구를 통과해 초입에 들어서면 정면 오른편으로 권율장군의 동상이 보이는데 그 주변을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숨은 공신들이 둘러싸고 있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바로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보다 잠시 이곳에서 들려 행주산성의 의미를 되새긴다면  정상까지의 발걸음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질 것이다.

행주산성이 어떤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탓인지 고지가 높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숨이 차다. 이럴 때는 올라가는 길 중간 중간에 마련된 나무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푸른 녹음과 산 아래로 펼쳐진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걷다보면 정상에 오르기 직전 화차인 신기전을 비롯해 각궁, 총통 등 무기류와 권율장군 승전도 3점 등이 전시되어 있는 행주대첩을 기념하는 대첩기념관을 만나 볼 수 있다.

정상에는 웅장한 크기의 유형문화재 제74호 행주대첩비가 서있는데 권율장군이 돌아가신 후 행주대첩의 승전을 되살리고자 장군의 휘하 장수들이 뜻을 모아 세운 비석으로 행주산성에 있는 유일한 문화재인 만큼 꼭 둘러보길 추천한다.

※행주산성에 왔다 그냥 돌아가기 아쉽다면 정상에 있는 느린우체통을 이용해보자. 사랑하는 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전할 수 있는 이 우체통의 이용료는 무료로 1년 후 편지를 받을 수 있다.

(데일리팝=한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