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개 업체 '막걸리 시장' 각축전
수백개 업체 '막걸리 시장' 각축전
  • 송혜정 기자
  • 승인 2012.01.03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들의 막걸리 시장 진출은 2010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2010년 1월 하이트진로 진출을 시작으로 오리온, CJ, 롯데주류 등이 막걸리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농심은 2010년 초 사업종목에 막걸리를 추가해 막걸리 진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막걸리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면서 사업계획을 완전히 접은 상태다. 

해외수출용 막걸리 유통사업에 뛰어든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국적인 자사 유통망을 통해 지역 막걸리를 국내 냉장 유통해 주고 있는 CJ제일제당도 돈과 명분을 모두 얻는데 성공했다.

▲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막걸리 ⓒ뉴스1

막걸리 수출시장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올린 대기업은 롯데주류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3월 국내 막걸리업계 1위인 서울탁주와 손잡고 '서울막걸리'를 생산해 일본에 수출해왔다. 그 결과 상반기에만 무려 수출액 1218만달러(140억원)를 기록했다. 

뒤이어지난해 1월 하이트진로에서 선보인 '진로막걸리'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진로막걸리 3분기 실적은 1048만달러(12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7.6%나 늘어났다.

이에 힘입어 진로는 지난해 4월 강원 홍천의 막걸리 제조업체인 설악양조를 인수해 생산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그러나 일본 수출용으로만 생산한다고 못박았다. 

전통주 제조업체인 국순당도 수출 155만달러(18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39.6%나 증가했다.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CJ제일제당은 현재 일부나마 일본 수출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을 통해 유통판로를 확보한 '우포의아침' 국내 매출액이 기존보다 10배나 상승한 월 1억6000만원을 기록하자 본격 일본 수출길도 열었다.  

대기업들의 해외진출로 2010년 270억원 정도였던 일본의 막걸리 시장 규모가 2011년에는 45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는 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을 제외하고 중국, 미국, 유럽 등 막걸리 연간 수출액은 2011년 10월 기준으로 4529만달러(520억원)를 기록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해외시장 막걸리 판매가 더욱 급증하고 있고 2011년 수출액은 2010년보다 2.9배 가량 많은 5500만달러(630억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막걸리 시장에서 생산과 유통을 모두 맡고 있는 대기업은 오리온이 유일하다.

오리온의 자회사 미디어플렉스가 인수한 참살이막걸리의 2010년 매출액은 20억원이었다. 그러나 2011년에는 2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참살이막걸리를 내세운 미디어플렉스가 국내 막걸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해외수출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부터 살균막걸리를 생산해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에 수출할 목표를 세웠다. 일본과는 지난해 3월 향후 5년간 약 1000만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상태다.

미디어플렉스의 막걸리 시장 진출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막걸리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시장 규모는 2008년 3000억원에서 2009년 4200억원, 2010년에는 5500억원 등으로 성장했다. 2012년에는 무려 1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이 발표한 ‘2010년 주류 출고 동향’에 따르면 2010년 막걸리는 전년 대비 58.1% 늘어난 41만2000㎘가 출고됐다.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7조8907억원으로 이중 막걸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이른다. 

국내 막걸리 시장의 75%는 서울장수생막걸리가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국순당이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0% 시장을 두고 전국 540개 지역 막걸리 업체들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