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광주서 경선후보 치열한 토론
민주통합당, 광주서 경선후보 치열한 토론
  • 신민주 기자
  • 승인 2012.01.0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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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4일 광주에서 지도부 경선 후보들 간 합동토론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당 안팎에서는 광주에서의 토론회를 이번 경선의 윤곽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으로 여겨 왔다. 그런만큼 서로에 대한 공세의 강도를 의도적으로 낮춰왔던 각 후보진영에서는 '이번엔 다르다'며 치밀한 전략을 세워 토론회에 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부겸·문성근·박지원·박영선·박용진·이강래·이인영·이학영·한명숙 후보 등 9명의 후보들은 유력 주자들에 대한 날선 견제를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후보자들은 역전의 기회를 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후보간 상호토론에서는 안정적 지지세를 바탕으로 당권 경쟁에서 한 발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명숙·문성근·박지원 후보에 대한 질문이 몰린 가운데 김부겸·이강래·박용진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질문을 한 번도 받지 못해 대조를 이뤘다.

이인영 후보는 한 후보에게 "젊은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 후보가 참여정부 총리 시절 한미FTA가 추진됐는데 그 과정에서 한 후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한 후보는 "지난 번 국회에서 한미FTA가 한나라당에 의해 날치기 통과됐을때 이것은 원천무효이며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방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수용한, 국익을 미국에 헌납한 FTA는 절대 반대"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FTA는 잘못된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참여정부 FTA는 정당한 것이냐.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면 한 후보가 총리로 있을때 한미FTA를 반대하는 단체들에게 국고보조금을 중단하는 조치까지 내렸다고 하더라"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박지원 후보는 "한 후보가 총리 재임 시절 북한의 2차 핵실험을 맞아 국회 답변을 통해 '대북 포용정책, 즉 햇볕정책이 북한의 핵실험을 막는데 실패했다고 인정한다.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고 한 총리는 답변 시간이 지나 발언을 끊으려는 사회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가 취지를 잘못 이해했다. 유엔의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지원 후보와 문성근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박영선 후보는 42년생으로 나이가 많은 박지원 후보를 겨냥,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민주당이 더 젊어져야겠다'는 것"이라며 "젊은 정당으로 가기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박지원 후보는 "이게 좋은 질문인지 모르겠다. 1년 반 전에 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돼서 뱉은 일성이 '젊은 피 수혈' 주장이었다"고 반박하며 "지식 중산층인 젊은 세대들에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보장하기 위해 과감하게 젊은 청년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답했다.

김부겸 후보는 문성근 후보에게 "저의 대구출마 결정으로 당내에서 기득권 포기의 진정성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유력 대권주자가 총선에서 피할게 아니라 민주당의 사지라고 생각되는 곳에 올라서 전투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나와)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부산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문성근 후보는 이학영 후보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힐 기회를 주려는 듯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다가 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한명숙 후보도 진보적 시민운동을 계속해 온 이 후보에게 유리한 "재벌개혁이 필요한데 출자총액제한제도나 금융·산업자본 분리(금산분리)에 대해 어떤 방안을 갖고 있냐"는 질문을 했다.

박지원 후보는 이학영 후보를 가리키며 "한 세력으로 지도부가 집중되면 과연 통합의 의미가 살겠는가"라며 "이번 지도부에는 시민단체를 대표하는 분, 노동을 대표하는 분이 참여해서 통합 의미를 살리는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이 후보의 지지를 대신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질문을 하나도 받지 못한 일부 후보들은 다양한 전략으로 판세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용진 후보는 "앞서 8분의 후보가 한번도 질의를 안해서 무려 한시간을 듣고만 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저는 탈호남에 관심이 없고 영남 공략도 관심이 없다. 노동자 복지국가를 어떻게 만드나, 복지국가 정책을 어떻게 실현하나 하는 모습을 보이면 유권자들이 지지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세력 표를 공략해 선명성을 부각시켜 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강래 후보는 "통상 상황에서는 당 지도부가 누가 되던 큰 차이가 없다"며 "그러나 선거 상황에서는 많이 다르다. 올해 총선은 너무 중요한 선거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통령 선거도 결정될 텐데 이런 선거의 사령탑 역할은 아무나 할 수 없다"고 자신의 경험에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