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보다 배꼽' 택배 과대포장, '대란' 급한 불 껐지만
'배 보다 배꼽' 택배 과대포장, '대란' 급한 불 껐지만
  • 임은주
  • 승인 2018.04.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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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쓰게기 대란에 명확한 포장 규제 필요성 제기
(자료=게티이미지뱅크)
(자료=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수도권은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정부의 중재로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적인 재활용 대책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세계 최대 폐기물 수입국가였던 중국이 '더 이상 폐기물을 안 받겠다'고 선언한 이유다. 이제 폐기물 자체를 줄이는 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제품의 과대포장을 바꾸는 일이 시급해졌다. 정부도 생활형 과대 포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바쁜 현실 때문에 주문과 배송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 홈쇼핑 등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더불어 재활용 쓰레기 문제도 동반 성장했다.

물건 하나를 주문해 포장을 뜯으면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 상자 등 재활용 폐기물이 한 가득 쌓인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택배수요도 급증해 포장재 생산이 대폭 늘어났다. 로켓배송, 총알베송 등으로 속도 경쟁을 하는 택배기사들은 제품을 던지듯 배달해 제품들이 파손되지 않도록 업체들은 택배 상자안에 완충재를 가득 넣고 있다. 메모리 카드, 악세서리, 컵 등 작은 물품 하나만 구입해도 포장 박스 안에는 에어캡(일명 뽁뽁이), 스치로폼이 가득 들어 있다.

택배업체들은 제품이 훼손되면 반송 문제가 생기는 만큼 에어캡이나 에어백 등을 가득 채워 배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 소비량은 50㎏에 달하며, 1950년대부터 2010년까지 20배 증가한 플라스틱 사용량이 2050년까지 다시 20배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은 2011년 하루 평균 4만8934t에서 2016년 5만3772t으로 늘었다. 이 중 포장 폐기물은 약 2만 t으로 전체 생활폐기물의 약 40%를 차지한다. 택배의 과대 포장이 이 문제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 제품은 포장 규제가 있다. 예를 들어 제과류의 경우 내용물을 제외한 포장 공간이 20%를, 종합상품은 25%를 초과할 수 없다. 하지만 택배 포장엔 아무런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의 중심에 있는 택배의 과대포장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겪으면서 택배나 유통 시장의 과대 포장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 라인과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과대포장을 줄이는 방향에 대해 정책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