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효과' 노리는 백화점·쇼핑몰, 쇼핑 말고 '다른 것'이 필요해
'분수효과' 노리는 백화점·쇼핑몰, 쇼핑 말고 '다른 것'이 필요해
  • 임은주
  • 승인 2018.05.14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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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시설이 쇼핑의 즐거움만을 선사하는 곳에서 벗어나 문화와 여가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백화점, 쇼핑몰 등 유통업계가 둔화된 성장세 극복을 위해 쇼핑은 물론 유명 맛집, 게임(놀이), 영화, 키즈 카페 등의 공간을 디자인해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들을 유혹하고 나선 것이다.

유명 SNS 맛집이 다 모았다

유통업계의 불황을 타개하는 효자 업종으로 식당가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백화점들은 등돌린 고객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SNS 인기 맛집은 물론 해외 브랜드까지 유치가 치열하다.

분점을 내지 않기로 유명한 맛집들도 백화점의 거센 러브콜에 속속히 지하 식당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쇼핑 후 그저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이 아닌 하나의 문화 공간 체험을 위해 유통업체들은 식당가를 확대하며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꾸몄다. 이는 매출의 증대로도 이어졌다.

이러한 전략으로 백화점업계 1위 롯데백화점의 식품관 매출은 지난해 12.1% 신장했으며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5.1%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강남점 지하 1층에 '푸드 라운지'를 열어 총 22개의 새로운 브랜드를 입점시켰으며 최근 젊은 고객들의 트렌드에 맞춰 SNS에서 이슈화된 브랜드 및 혼밥족을 위한 '제주 김만복', '리틀파파포', '육첩밥상' 등과 '푸드트럭 존' 등을 선보여 호평을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7월 경기점 식당가를 리뉴얼해 '을밀대', '서초동 두부전문점', '백년옥' 등 유명 맛집을 들여오는 방법을 택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12월에 부산 센텀시티점에도 리뉴얼해 부산 3대 초밥집으로 유명한 '문스시'와 낙지볶음 전문점 '용호동낙지'가 백화점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쇼핑몰 IFC몰도 올해 2월 L3층 식당가를 유명 맛집을 입점 시키면서 매출 하락에 반전을 꾀했다. 한·중·일식은 물론 태국·중동 요리, SNS에서 인기를 끈 맛집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남성 위한 놀이 공간, 체험공간 확대

이와 더불어 남성을 위한 놀이공간을 강화한 전략도 있다. 이색 휴게 공간에서 휴식과 오락을 즐기면서 공간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사진=뉴시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사진=뉴시스)

일례로 이마트 일렉트로마트는 쇼핑·휴식·오락을 겸하는 체험형 유통 매장을 선보여 남성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흔히 가족끼리 나들이를 나섰으나 여성들이 쇼핑을 하면 남성들이 기다리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VR 기기, 드론 등 첨단 IT 제품을 체험·구매가 가능한 공간에서 맥주를 비롯한 음료를 즐길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가든파이브, 판교, 목동점에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를 마련해 무료 게임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액션·스포츠 등 최신 게임을 구비해 대기 고객이 없으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게임기기, 게임 소프트웨어, 굿즈 등도 판매하고, 카페를 결합해 다양한 음료까지 즐길 수 있다.

아이파크몰이 지난해 12월 리뉴얼하면서 오픈한 키덜트 전문숍 '토이앤하비'도 남심을 훔치고 있다. 이곳은 1~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2% 신장했고, 실내외 풋살장 이용객은 연간 15만 명에 이르는 등 남성 고객을 쇼핑몰로 끌어모으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아이파크몰은 최근 패션파크 5·6층을 리뉴얼하고 추억의 만화방과 오락실, 테이블 사커, 피규어 등 남성들이 좋아하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맨즈 아지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영유아동 위한 키즈 콘텐츠로 가족 고객 유치

유통업계는 가족단위 고객이 함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체험 및 휴식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키즈 콘텐츠를 대폭 확대했다.

케리와 친구들 갈라쇼 (사진=IFC몰 페이스북)
케리와 친구들 갈라쇼 (사진=IFC몰 페이스북)

여의도 IFC몰은 지난 3월 키즈 콘텐츠 ‘캐리와 친구들’을 오프라인으로 구현한 '캐리키즈카페'를 오픈해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해 '쿠킹 클래스', '댄스 룸', '뷰티 룸', '버블 룸' 등을 선보였다. 또한 캐리TV의 오픈 스튜디오를 갖춰 직접 유투버가 돼볼 수 있는 경험도 제공하며 어른들을 위한 카페도 마련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 천호점 1개층을 키즈 전문관으로 통째로 리뉴얼하면서 유·아동 관련 브랜드와 휴식 및 체험형 콘텐츠만으로 채웠다. '패밀리 가든', 유·아동 대상 쿠킹 클래스, 패밀리 맞춤형 카페 ‘얌이밀’, 북유럽 문화 체험형 카페 등을 운영 중이며 프리미엄 키즈편집숍 '쁘띠다쁘띠'와  뷰티스파 체험형 콘텐츠 '슈슈앤쌔씨', 미술체험 콘텐츠 '미카도르' 등이 들어섰다.

이밖에 가산디지털단지의 대형쇼핑몰 마리오몰도 7층을 리뉴얼해 신개념 키즈테마파크 '닥터밸런스'를 열었으며, 은평 롯데몰도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키즈파크로 눈길을 끌었다. 해저왕국이라는 컨셉으로 범퍼카나 회전목마 등 놀이기구와 블록쌓기나 정글짐 같은 체험형 공간까지 마련됐다.

스타필드 하남에도 모래나 빛을 이용한 그림그리기, 블록 아트 체험 등을 갖춘 놀이체험 시설인 '플레이타임' 등이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