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확인] 이상한 오렌지팩토리 '부도'..2년간 급격한 손실 '폭망' 수준
[팩트확인] 이상한 오렌지팩토리 '부도'..2년간 급격한 손실 '폭망' 수준
  • 정단비
  • 승인 2018.05.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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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났는데 대표는 호화생활 '공분'..우진패션비즈는 직원 급여·퇴직금 오히려 증가

지난 3월 부도 처리된 오렌지팩토리가 '고의 부도' 의혹을 받고 있다. 부채 600억원 규모에 직원들은 46억원치의 급여를 받지 못했는데 회사 대표라는 전모씨는 선착장까지 딸린 별장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회사는 법원의 회생에 맡기고 직원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운데, 대표가 사재 출연은 못할 망정 뒤로 횡령한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상황. 국민들은 공분하고 있다.

사진=SBS '오렌지팩토리' 보도
사진=SBS '오렌지팩토리' 의혹 보도

사실 오렌지팩토리의 고의 부도설은 3월 부도 당시에도 제기된 바 있다.

오렌지팩토리는 한때 토종SPA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도는 한순간이었다. 올해 1월 30일 5억여원의 어음을 갚지 못해 1차 부도, 2월 약 5억8000만원의 어음을 못막아 2차 부도, 3월 4억여원의 어음을 변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가 됐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오렌지팩토리의 채무는 600억원 이상으로, 임금 체불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렌지 팩토리'의 모회사인 프라브 컴퍼니와 관계회사 우진패션비즈는 최종 부도를 맞게 된 3번째 어음을 막지 못한 다음날인 3월 23일 서울회생법원에 나란히 기업 회생신청을 했다.

이같이 너무 일사천리로 진행된 부도에 일부에서는 '어음을 막을 수 있었는데도 고의로 막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100% 전 대표의 소유로 법원으로부터 포괄 금지명령까지 받아내는 주도면밀함도 보였다.

포괄 금지명령이 결정되면 채권자와 은행, 거래처 등은 두 회사에 채권회수를 위한 법적절차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갑자기 늘어난 손실들은 뭘까?

데일리팝에서는 프라브컴퍼니와 우진패션비즈의 감사보고서를 들여다봤다.

의문스러운 프라브컴퍼니의 2017년 감사보고서의 손익계산을 보면 여간 이상한 것이 아니다.

최근 4년간 꾸준히 매출액이 줄긴했지만 2017년 처음으로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것이다.

2016년까진 23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개선됐던 순이익이, 2017년 73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악화됐고 이로 인해 이익 잉여금 148억원 중 절반 가량을 썼다.

그동안 순이익폭이 10~20억원대였던 프라브컴퍼니에서 갑작스러운 9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은 어딘가 큰 돈이 빠져나간 곳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또한 직원들 급여 지급도 2016년 56억원에서 2017년 17억원으로 줄었으며 퇴직금도 절반 가량 줄여 지급한 가운데, 접대비(16년 1억6000만원→2억3000만원)는 오히려 늘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프라브컴퍼니를 부도로 이끈 우진패션비즈는 2016년부터 급격한 이익감소가 나타났다. 프라브컴퍼니는 감사보고서에서 기업회생 신청을 하는 이유로 우진패션비즈의 부도를 언급했다.

우진패션비즈의 감사보고서에서 눈에 보이게 달라진 수치는 직원들의 급여였다. 2014년 64억원 정도였던 급여 지출비는 2017년 128억원으로 2배로 늘어났다.

퇴직급여 역시 2014년 7억원 정도에서 2017년 14억원 가량으로 증가했다. 직원들은 퇴직금은 커녕 임금을 받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로 지급된 금액인지 의문이다.

더불어 2017년에는 영업외비용이 크게 증가했는데 2016년에 비해 5배 가량 증가했다. 하나도 없던 재고자산 폐기손실 등의 손실 항목이 150억원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재고자산 대량 폐기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도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오렌지팩토리 전 관계자는 "(홍보팀에 연락해도) 연락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파산상태로 볼 수 있다"고 말하면서 "예전부터 자금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렌지팩토리 전 직원의 이름으로 '오렌지 팩토리를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임금체불과 퇴직금 미지급 등 내용을 담은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오렌지팩토리 직원들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해 대출까지 받고 있으며 회사는 나몰라라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SBS의 보도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SBS는 오렌지팩토리가 부도를 맞고 직원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정에서도 전 대표의 별장 생활을 하고 지난해 회계 담당 직원에게 고급 외제차를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게다가 오렌지팩토리와 독점 계약을 해 매달 수억 원 대의 수익을 얻고 있는 물류 업체가 전 대표의 전 부인이며 친형은 이 회사의 임원으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민 지탄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 대표는 위장 이혼설까지 돌고 있다.

전 대표의 횡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오렌지팩토리의 거래업체 20여 곳 중 4곳이 문을 닫았다. 어음을 처리하지 않고 협력업체의 대금 차일피일 미룬 탓이다.

이에 한 협력업체는 전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횡령배임죄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