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팝TV] 압구정 '투명교정' 치과, 피해자에 "기다려라" -피해자 모임 개설자 인터뷰
[데일리팝TV] 압구정 '투명교정' 치과, 피해자에 "기다려라" -피해자 모임 개설자 인터뷰
  • 정단비, 오정희
  • 승인 2018.06.11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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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압구정에 위치한 '투명 교정'으로 인기를 끌던 A치과. A치과를 둘러싼 문제가 '먹튀' 의혹까지 일며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SNS 마케팅을 펼친 A치과의 수만명에 이르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치과는 현재 응급 환자만 진료가 가능한 상황이다.

값싼 마케팅으로 대한치과교정학회와 마찰 빚어온 A치과는 투명교정으로 교정이 가능하다는 말로 환자들에게 투명교정을 권유했지만,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한 일부 피해자들은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5월 18일 KBS의 '소비자 리포트'에서 해당 내용이 방영되면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사태를 모르다 뉴스를 보고 놀라서 찾아온 환자들을 비롯해, 아직까지도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정기 검진날에 맞춰 병원을 갔다 황망한 경험을 하는 환자들도 있다.

'데일리팝'에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A치과 피해자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운영하며 피해자들과 집단 행동에 나선 황성광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황씨 역시 정기 검진에 맞춰 병원을 방문하려다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접했다. 이후 병원에서 길게 늘어선 환자들의 행렬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 자리에서 피해자 명단을 꾸려 오프라인 피해자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A치과에서 클린피씨 형태의 교정을 진행 중이며 앞니 1개를 발치한 상태이다.

Q. '투명교정' A치과는 어떻게 알게 됐나요?

치아 교정 관련해서 알아보고 있는 상태였어요. 주변에 이미 치아 교정을 했던 선배들에게 괜찮아 보이는 곳을 알게 됐는데 310만원이더라. 선배는 330만원에 했대요. 선배가 310만원이면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월 비용도 없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Q. 해당 치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병원은 진료 의사가 계속 바뀌더라고요.

일례로 A의사가 처음에는 '투명'으로 해야 한다고 해서 진행을 했는데, A의사는 페이닥터라서 계약 종료 후에 (병원을) 나갔어요.

이후 새로온 B의사는 "당신 왜 (투명)이걸로 했냐. 당신은 이걸로 하면 안돼요. 클리피시로 바꾸세요" 그래서 바꿨는데 또 B의사가 나가고 C의사가 와서는 "당신 왜 이걸로 했나요. 당신은 투명으로 해야 합니다" 이러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Q. 'A치과 피해자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칭)에서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은?

피해자분들에게 일단은 한국소비자원에 신고를 하라고 말씀드리고요.
병원에서 환불 신청서와 진료 확인서를 발급해준다고 하니 기본적으로 발급받고, 할부가 남아 있는 분들은 카드사에 내용 증명서를 보내서 남은 할부 금액을 취소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과 관련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요. 제가 처음 할 때는 8000명이였는데, 현재는 1만8000명정도 서명을 받았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을 하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해당 청원글(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236419)은 6월 11일자 기준으로 2만명을 돌파했습니다.

Q. 병원 예약이 잘 안된다고 하던데요?

피해자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다들 병원에 전화를 하거든요. 투명 교정이 여러 단계가 있는데, "나는 지금 4단계 할 차례인데 왜 아직까지 안보내냐! 기다린지 3달이 지났다" 전화를 하면 "(병원에서는)보내 주겠다"하고서 전화 끊고는 (그 후로) 연락이 안돼요.

그래서 피해자들이 열이 받아 병원에 찾아가서 욕을 하거나, 고소하겠다, 환불해달라 항의 전화를 많이 하고 있어요.

Q. 교정이 잘 된 경우는 없나요?

잘 된 케이스도 있습니다. 왜냐면 왜냐면 페이닥터라 할지라도 전문의 과정을 다 겪은 사람들이고, 일반적으로 개원 이후에 오랫동안 치료를 안했을 뿐 그 사람들도 의사잖아요. 개개인의 철학으로 해주신 거죠.

Q. KBS 방송 이후 병원의 입장 변화가 있었나요?

피해자들은 이미 2-3년전부터 피해를 호소했었어요. 병원에서 5월 18일 KBS '소비자 리포트' 방송이 나간 다음에 병원으로 항의 전화가 빗발치니까 간담회를 하겠다는 공지를 올렸어요. 

간담회 때 병원의 입장은 '최선을 다하겠다', '정상화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런 식으로 자기변명만 계속 늘어놨습니다. '여러분들은 기다려 달라, 진료확인서와 환불 신청서는 병원 홈페이지에 올려놨으니 일단 작성해서 제출해라, 직원이 없어서 처리를 못하고 있는데 직원을 뽑아서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라' 하는게 병원의 입장이였어요.

Q. 피해자들의 의견이 모두 다를텐데,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의견은 서로 다르지만 우리 모두 피해자라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피해자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과를 가지도록 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걸 찾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시간이 많이 필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당장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불을 빨리 받고 싶어 하시고, 피땀 흘려 번 돈이 소실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불안해하세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첫 번째는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2차, 3차 피해자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모든 피해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입니다. 다 각자 생각이 다르니까 다는 하나가 될 수 없겠죠. 그러나 최대한 하나가 될 수 있게 의견을 모을 생각입니다.



(데일리팝=정단비·오정희 기자, 편집: 정민호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