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한국타이어 세무조사, 어디까지?..'친구사랑' 조현범 사장과 알비케이홀딩스
[뉴스줌인] 한국타이어 세무조사, 어디까지?..'친구사랑' 조현범 사장과 알비케이홀딩스
  • 정단비
  • 승인 2018.07.13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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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최근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밟고 있는 가운데, 한국타이어를 겨냥한 조사의 방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사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딸이 혼인을 맺으며 이 전 대통령 사돈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7월 10일 서울 강남구 한국타이어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회계 장부 등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뉴시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뉴시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달 비상장 자회사 엠프론티어와 신양관광개발 등 오너 3세가 지분이 있는 계열사들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나 공정위가 정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60개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계열사가 아니지만 세간에 오르내리는 회사가 있기도 하다.

2015년까지 한국타이어 계열사였던 '프릭사'가 그 주인공이다.
 
프릭사는 한국타이어 계열 자동차 베터리업체 아트라스BX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던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제조사로, 2015년 4월 알비케이(RBK) 인베스트먼트(현. 알비케이홀딩스)에 인수됐다.
 
하지만 프릭사는 한국타이어에 매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던 곳이다.
 
인수 되기 전 2012년 전체 매출에서 한국타이어를 통해 올린 매출이 57.2%, 2013년에는 53.9%였다.
당시 매출이 130억~150억원 정도였는데, 알비케이홀딩스에 인수된 이후 2015년 141억원, 2016년 156억원, 2017년 165억원으로 점차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으니 한국타이어를 통한 일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조현범 사장 측근의 회사?
김영집, 그는 누구인가
 
여기서 주목해야하는 것이 알비케이홀딩스의 이사진이다.
알비케이홀딩스는 현재 고(故) 김종호 한국도자기 창업주의 손자 김영집 전 로제화장품 상무가 사내이사로 있으며, 그의 아버지인 김은수 전 로제화장품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영집 전 상무는 조현범 사장과 인연이 깊다.
 
김영집 전 상무는 조현범 사장과 함께 상장 무선인터넷 업체인 코디너스(구. 엠비트네트웍스글로벌)에 투자해 재벌가(家) 주가 조작 혐의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이로 인해 김 전 상무는 2006년 코스닥 업체 엔디코프와 코디너스를 인수한 뒤 10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2009년 횡령·배임 혐의로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미공개 기업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시세 차익을 거둔 혐의로 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씨·두산그룹 4세 박중원씨 등은 구속됐지만, 조현범 사장은 무혐의를 받아 '대통령 사돈가 봐주기 수사'라는 의혹이 아직까지도 따라다니고 있다.
 
그런 김 전 상무가 조현범 사장 측근으로 다시 나타난 것이다.
 
알비케이홀딩스의 등기부등본
알비케이홀딩스의 등기부등본

 

프릭사는 어떤 회사?

설립 1년짜리 투자회사는 어떻게 프릭사를 샀나?
 
알비케이홀딩스는 2015년 프릭사 인수 당시 설립된 지 1년이 채 안되는 자본금 1억원의 회사였다.
반면 프릭사는 1995년 한국타이어에 인수돼 20년간 프리미엄 브레이크 패드에 대해 기술을 쌓은 알짜 회사다.
 
프릭사의 지분 100%는 주당 1만5854원씩 총 65억원에 달했는데, 자본금 1억원에 설립 1년차 회사가 어떻게 이 자금을 조달했는지 미스테리다.
 
알비케이홀딩스는 프릭사 인수 전인 2015년 3월 26일 다급하게 자본금을 2억원으로 늘리는 등기 변경을 했다.
또 같은 달 30일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분리형 사모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BW는 'Bond with Warrants'로 회사채 형식으로 발행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청구할 수 있는 사채를 말한다.
 
제1회가 14억원, 제2회가 50억원이다. 여기서 2회째 BW는 2015년 3월 31일 발행이 됐음에도 8월 10일이 되어서야 등기가 된 점이 눈길이 간다.
 
과연 특별한 기술 기업도 아닌 설립 1년차의 회사가 64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강행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64억원 규모의 BW와 늘어난 자본금 1억원. 이상하게도 프릭사 인수대금인 65억원과 맞아떨어지는 것은 우연일까.
 
1주당 9만원 이상, 근거는?
당기순이익 3억8200만원인데,
배당금 3억2000만원은 무엇?
 
누가, 어떤 연유에서, 얼마를 주고, 알비케이홀딩스의 BW를 샀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등기부등본상 드러나는 것은 1주당 9만원의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이다.
 
BW는 발행기업의 주식을 약정한 값에 매매할 수 있는 워런트가 있기 때문에 매력이 있는 것인데, 투자자들은 액면가액 5000원, 자본금 2억원, 설립 1년 차 등 어떤 점이 1주당 9만원 이상의 가치를 줄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인지 의문이다. 프릭사 인수가 대박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것인지..
 
알비케이홀딩스는 이러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인수한 프릭사 운영도 열심히 하고 프릭사모터스, 남동모터스, 브이에프아이라는 계열사도 만들었다.
 
김영집 전 상무는 프릭사모터스의 대표를 맡아 외부활동도 시작했다. 2016년 9월 마세라티의 공식 수입사인 FMK의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 전시장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알비케이홀딩스는 조현범 사장(지분 76.5%)이 사재를 들여 운영하는 와이케이티(전. 유노테크)의 지분 17.6%를 매입하며 2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와이케이티의 주식 액면가액 500원으로만 반영해도 91만7600주를 사려면 4억5880만원이 있어야 하는데, 알비케이홀딩스의 자금 출처는 어딘지 다시 한 번 궁금하게 한다.
 
여기서 또 주목할 점이 있다. 프릭사는 인수된 해인 2015년 2억2900여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2016년 그보다 조금 많은 3억8200여만원이었다.
 
하지만 2016년 전기 3억2000만원의 배당을 강행한다. 배당성향 83.6%에 달한다. 보통 국내 상장기업의 배당성향이 20% 정도인 것에 비하면 4배에 육박한다.
 
또 프릭사의 감사보고서에서는 알비케이인베스트먼트(현. 알비케이홀딩스)에 2016년까지 23억3000여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2015년 인수하자마자 21억원을 빌렸다.
 
이런 가운데, 알비케이홀딩스의 투자자 중 누군가는 2017년 3월 벌써 BW 10억원 어치를 행사해 1주당 9만원에 1만1111주를 확보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