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위인] 민둥산을 푸른숲으로 '현신구 박사' 이야기
[숨겨진 위인] 민둥산을 푸른숲으로 '현신구 박사' 이야기
  • 이지원, 이지연
  • 승인 2018.09.1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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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만 가득했던 우리나라의 과거 30년만에 새 역사를 쓴 사연은 무엇일까?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민둥산만 가득했던 나라가 있다. 녹음 없이 황폐한 국가의 모습은 상상만 하더라도 절망적이다.
 
하지만 이 모습이 우리나라의 반 세기 전 모습이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눈만 돌리면 초록빛 나무가 즐비한 지금의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라니. 전세계 중 민둥산을 녹음으로 바꾼 최초의 사례, 우리나라에는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일제의 수탈과 6·25 전쟁으로 인한 무분별한 벌목으로 대한민국은 병들어갔다. 한국의 산림은 황폐화됐고, 사막화는 계속됐다. 금수강산 대한민국 이러한 말들은 모두 옛말이 됐다.
황폐화된 대한민국을 본 UN은 UN 국제 산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황폐화는 고질적 회생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기존에 있던 소나무는 리기다 소나무와 테다 소나무 단 두 종자 뿐이었다.
 
리기다 소나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람, 느린 생장 속도, 재질이 좋지 않음
테다 소나무: 비옥한 땅에서만 자람, 빠른 생장 속도, 월등한 재질, 추위에 약함
 
이 둘의 장점만을 합친 '리기테다 소나무'는 추위에도 강했으며 척박한 땅에서도 빠른 성장을 보였다.
한 박사는 이 나무의 꽃가루를 여러 곳에서 채집, 추위에도 강한 품종으로 재발견했다. 하지만 종자를 얻기 힘든 탓에 정부에는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 건조한 땅에서도 잘 자람, 병충해에 강함, 꺾꽂이는 잘 되지만 줄기가 바르지 못한 '은백양'나무와 건조한 땅에서 잘 자라지만 번식이 곤란하고 꺾꽂이가 되지 않고 생장속도가 느린 '수원 사시'나무의 장점만을 합친 '은수원사시나무'가 척박한 우리의 땅에 알맞은 나무로 자리잡았다.
 
은수원사시나무는 건조하고 경사진 땅에서도 잘 자라 목재에 쓰기 좋은데다, 낙엽병에 저항성을 갖고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으로 인해 '현사시나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 은 수원사시나무는 1973년 전국의 모든 땅에 뿌리내려지면서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고 녹음 가득한 금수강산을 만들었다.
 
'포플러 낙엽병'으로 인해 골치를 썩던 호주 또한 이 나무로 대규모 교체됐다.

이로 인해 미국으로부터의 원조 예산 삭감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으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첫걸음이 될 수 있었다.
 
이러한 업적은 모두 한 명의 박사가 30년만에 이루어낸 결과이다. 집을 팔아 임학을 공부하기 위한 학비를 만들어낸 진정한 위인 '향산 현신규 박사'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환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이지연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