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 찬성률 69.4%로 총파업
MBC 노동조합 찬성률 69.4%로 총파업
  • 김세영 기자
  • 승인 2012.01.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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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프로그램 제작, 송출에 막대한 지장 초래

지방 출장 후  밤 12시가 다 돼서 집에 갔다. 습관적으로 TV를 켜보 보는데...  MBC방송이 이상하다. "저 프로를 왜 지금 하지...?" 그래서 즐겨보는 개그 프로그램을 운 좋게 다시보게 봤다. 그리고 "아하..."

문화방송(MBC) 노동조합이 찬성률 69.4%로 총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MBC 노조의 총 파업은 2010년 5월 파업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MBC노동조합은 지난 25일부터 27일 오후 6시까지 이뤄진 총파업 투표에서 83.4%의 조합원이 투표해 참여, 이중 69.4%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 침통한 분위기의 MBC 기자들 ⓒ뉴스1

MBC노조는 "30일 오전 6시부터 총파업을 시작해 김재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파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 퇴진을 비롯해 전영배 보도본부장과 문철호 보도국장의 문책을 요구했다. 노조의 총 파업으로 MBC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과 송출은 물론 경영활동에도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MBC 노조에 따르면 조합원수는 1010명으로 MBC직원 1600여명의 2/3 수준이다. 이미 지난 25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MBC보도국 기자협회와 영상기자협회가 제작거부에 돌입해 메인 보도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가 15분으로 축소 편성된 상황이다.

MBC 총파업이 시작되면 간판 예능인 '무한도전'을 비롯한 주요 프로그램의 파행 운영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에 MBC 사측은 노조의 충정은 이해하면서도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숙 MBC홍보국장은 모 인터넷 뉴스와의 통화에서  "단체협상의 이유로 파업을 하는 건 합법이나 이번 파업은 인사쇄신이라는 사장의 요구조건을 내건 불법·정치 파업"이라며 "회사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충정은 이해하나 현장을 떠나 공정방송을 요구하기보다 현업에 복귀해 공정방송을 하는 게 시청자에 대한 의무이자 도리"라고 강조했다. 사측의 불법·정치파업이란 반응에 노조측은 불법파업은 맞지만 노조는 파업의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MBC노조는 지난해 9월 파업을 잠정 유보하며 공정방송 침해사례가 발생하면 공정방송협의회에서 국장 등 보직간부를 포함한 관련자에 대해 문책을 요구할 수 있다고 사측과 합의했다.

이용마 MBC노동조합 홍보국장은 "사측이 먼저 단협을 위반했기 때문에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된 것"이라며 "사측이 단협을 어겼다는 이유로 파업을 하는 건 불법이나 파업의 정당성은 사실상 우리가 견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보도의 공정성을 논하면서 '정치파업'을 운운하는 건 마타도어"라며 사측의 입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