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과 직장생활에 모두 고통받는 '워킹맘'...정부 제도가 절실
가사노동과 직장생활에 모두 고통받는 '워킹맘'...정부 제도가 절실
  • 이지원
  • 승인 2018.10.15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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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차원에서만 고려되던 워라밸이 이제는 개개인, 특히 여성들에게까지 닿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업 차원에서만 고려되던 워라밸이 이제는 개개인, 특히 여성들에게까지 닿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생활과 개인생활(건강, 여가, 인간관계 등)의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 '워라밸'이 최근 현대인들에게 화두가 되고 있다.

이미 1970년대부터 워라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유럽이나 1980년대 'QWL(Quality of Working Life)' 운동이 각 기업에 확산된 미국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실제로 한국의 워라밸 지수를 살펴보면 10점 만점에 4.7점을 획득했으며, 이는 OECD 35개국 중 32위를 차지한 순위다. 이때의 워라밸 지수는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하는 근로자의 비중 ▲자기 관리 및 여가 생활에 활용하는 시간 등 2가지 척도에 의해 평가됐으며, 순위만으로도 우리의 워라밸에 대한 노력이 얼마나 필요할지를 알 수 있다.

기업 차원에서만 고려되던 워라밸이 이제는 개개인, 특히 여성들에게까지 닿고 있다. 개별 기업의 직원 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던 것이 이제는 여성의 사회 진출 및 저출산 문제 해결 등의 수단으로 그 사회적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일과 가사노동을 병행하는 워킹맘의 경우에는 일과 삶의 구분이 없어 더욱 고통받고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과 가사노동을 병행하는 워킹맘의 경우에는 일과 삶의 구분이 없어 더욱 고통받고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 특히 '워킹맘'들은 워라밸에 고통받아

일과 가사노동을 병행하는 '워킹맘'의 경우에는 일과 삶의 균형이 더욱 불분명한 게 사실이다. 

워킹맘의 경우 직장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가정생활과 양립 가능한 근무 여건'을 꼽는 등 워라밸의 중요성을 점차 크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워킹대디와의 차이점도 알아볼 수 있었다. 워킹맘 및 재취업을 희망하는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가정생활과 양립 가능한 근무 여건'을 직장 선택 시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선택한 반면 워킹대디의 경우에는 '경쟁력 있는 수입 및 복지 혜택'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응답했다. 이러한 수치를 살펴볼 때 맞벌이가 기본 행태로 자리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여성이 가사노동에 대해 더 많은 노동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워킹맘의 54%는 일과 생활에 균형을 맞춘 삶을 살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중 24.8%는 직장생활에, 20.6%는 가정생활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 있어서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워킹맘 중 가정생활 및 직장생활에서 특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비율이 각각 5.3%, 14.6%에 불과해 워라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정과 직장 모두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개인/가정생활에서 워킹맘이 받는 스트레스로는 '직장과 가정생활 병행의 어려움'이 가장 컸으며, 직장생활에서는 '연차 등 휴가 사용의 어려움'이 가장 높은 응답 비중을 보여 워킹맘들의 워라밸에 대한 고충을 알아볼 수 있었다.

 

워킹맘들의 경우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삶에 관련해서는 그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워킹맘들의 경우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삶에 관련해서는 그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사노동에 치중된 워킹맘들...
본인의 삶에는 만족 못 해

하지만 자녀의 성장이나 자녀와의 관계 등에 있어서는 워킹맘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

워킹맘 중 자녀와의 관계가 좋은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3.6%로, 자녀와 관련해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하지만 이러한 비율도 전업주부에 비해서는 만족도가 낮았으며, 이러한 이유로는 '자녀를 전적으로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한편 본인의 건강이나 본인에 대한 투자 등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워킹맘 자신을 위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비율은 51.2%로 절반이 넘었으며, 충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중 17.6%밖에 안 되는 수준이었다. 반면 워킹맘 본인이 신체적이나 정서적으로 건강하다고 느끼는 비중은 각각 37.0%, 41.3%로 나쁘지만은 않은 수치를 보였으나 이 또한 자녀의 신체적·정서적 건강에 대한 동의율과 비교했을 때는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이렇듯 워킹맘은 본인의 삶과 관련한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워킹맘들의 워라밸 챙기려면 정부의 노력이 우선

이러한 워킹맘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일가정양립제도' 등 워라밸과 관련된 정부 정책이 직장 내에서 적극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향후 워킹맘이 가정 및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환경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