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얀센에 '1조4000억원 기술수출'...폐암치료제로 '장외 홈런'
유한양행, 얀센에 '1조4000억원 기술수출'...폐암치료제로 '장외 홈런'
  • 임은주
  • 승인 2018.11.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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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한양행 홈페이지 캡처)
(사진=유한양행 홈페이지 캡처)

유한양행이 얀센바이오텍(이하 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 수출 성과를 올렸다. 이로 인해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잠재적인 치료제로서의 가치와 시장성을 인정 받았다.

유한양행은 폐암 치료 신약후보물질 레이저티닙(Lazertinib)을 글로벌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테크(Janssen Biotech)에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월 5일 밝혔다.

양사는 레이저티님의 단일요법과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해당 임상시험은 2019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기술 수출 계약 총액은 12억5500만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우선 유한양행은 계약금 5000만달러(559억원)를 수령한 뒤 임상시험, 개발, 시판 허가 등 상업화에 성공하면 단계적으로 12억500만달러(약1조4000억원)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상업화 이후에는 순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계약금 반환의무는 없으며 기술료는 조건을 달성할 경우 수령할 수 있다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레이저티닙에 대한 개발과 제조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는 얀센이 갖게 된다. 다만 국내에서 개발 및 상업화 권리는 유한양행이 갖는다.

이번에 기술 수출된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젠오스코가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이다.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T790M 돌연변이)만을 골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과 내성을 극복한 3세대 약물 후보로 주목받는다.

현재 한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은 기존의 EGFR TK 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암세포의 뇌전이 여부와 상관없이 효능을 나타냈다. 반면 중증 부작용 발현율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레이저티닙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 중인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나자티닙'보다도 동물실험 데이터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오는 2025년까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이 약 2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얀센과 협업을 통해 폐암으로부터 고통받는 환자를 위해 본 치료제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얀센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상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밝혔다.

한편 레이저티닙은 지난 2016년 7월 중국 제약기업 뤄신 바이오테크놀로지에 1억2000만달러(1352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된 바 있다. 하지만 그 해 12월 유한양행은 사드 발로 인한 한중관계 악화로 계약을 해지했다. 지금에선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