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브이튜버' 돌풍...CG캐릭터가 '유튜버 역할'
일본 '브이튜버' 돌풍...CG캐릭터가 '유튜버 역할'
  • 임은주
  • 승인 2018.11.0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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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관광국 뉴욕 사무소 공식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키즈나 아이(사진=일본관광국 뉴욕사무소 홈페이지)
일본관광국 뉴욕 사무소 공식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키즈나 아이(사진=일본관광국 뉴욕사무소 홈페이지)

최근 대도서관, 벤쯔 등 인기 유튜버의 인기는 유명 연예인 못지 않다. 요즘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상위권에 유튜버가 오를 정도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1인 미디어 생태계에 다소 특이한 '브이튜버(VTuber)'가 등장해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브이튜버(VTuber)?...CG캐릭터가 유튜버 역할

'브이튜버(VTuber)'는 유튜버의 역할을 대신하는 CG 캐릭터와 그 캐릭 터를 이용해 방송하는 1인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지칭한다. 주로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캐릭터에 실제 사람이 모션 캡쳐 장비와 목소리 더빙으로 인간 유튜버와 거의 동일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브이튜버가 다루는 콘텐츠는 게임 시연, 앱 리뷰, 노래, 춤, 채팅, 양방향 시청자 소통 등 인간 유튜버와 별반 차이가 없다.

최초의 브이튜버는 2016년 11월에 등장한'키즈나 아이(キズナアイ)'라는 캐릭터다.당시 키즈나 아이는 영상을 통해 자신을 '버츄얼 유튜버'라 소개했는데, 이를 계기로 브이튜버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언론에서는'2D 및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캐릭터를 아바타화해, 동영상을 제작 및 업로드하는 미디어 창작를 브이튜버라 칭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은 캐릭터 자체를 브이튜버로 부른다.

인기 브이튜버의 특징...'교복풍 복장에 숏컷'

올 7월 기준, 일본 내 브이튜버 채널 숫자는 확인된 것만 4475개로 일 평균 20개의 새로운 브이튜버가 데뷔하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시청자들의 선호도 급증이 크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브이튜버는 역시 키즈나 아이로 총 2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에이아이채널(다양한 콘텐츠 업로드)의 구독자 수는 217만 명, 에이아이게임즈(신작게임리뷰)의 구독자 수는 105만 명 가량이다.그 뒤를 카구야 루나,미라이 아카리,전뇌소녀 시로 등이 잇고 있다.

일본의 소셜 동영상 데이터 분석업체인 에비리(Eviry)의 인기 브이튜버의 공통점 조사는 흥미롭다.139개 브이튜버 분석 결과 ▲ 숏컷의 헤어스타일(41.1%) ▲ 그레이/실버 계열의 머리색(20.3%) ▲ 붉은색 눈동자(16.4%) ▲ 제복(교복)풍의 복장(29.5%) 등의 캐릭터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브이튜버 인기 급상승, 왜?

우선 기존 인간 유튜버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들 수 있다. 다양한 인간 유튜버들의 난립으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브이튜버의 등장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또 시청자의 취향에 맞게 언제든 캐릭터를 수정할 수 있다는 점도 브이튜버의 인기 상승 요인이다. CG 캐릭터인 브이튜버는 시청자들의 요청에 따라 외모 수정이 가능해 자신의 취향에 맞게 변경되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높였다는 주장이다.

두터운 팬덤으로 '새로운 산업군 형성'

최근 일본에선 대규모 팬덤을 형성한 브이튜버를 적극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활용하는 현상들도 목격되고 있다. 실제 키즈나 아이는 올해 일본관광국 산하 뉴욕 사무소의 공식 홍보대사로 임명 받기도 했다.

브이튜버의 등장은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했다.일본의 대표적인 모바일 앱 개발사 '그리(GREE)'는 브이튜버를 핵심 사업으로 양성할 것이라며,지난 4월 브이튜버 분야에 100억 엔 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또 자회사 '라이트 플라이어'는 브이튜버 전용 모바일 생방송 플랫폼 '리얼리티(Reality)' 를 출시해 수익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들은 브이튜버 활동을 통해 인기를 확보한 캐릭터를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시켜 성공적인 미디어 프랜차이즈 전략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는 브이튜버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앞으로 일본 외 국가에서도 대형 트렌드를 형성할 가능성도 높다. 이미 일본 내에서는 브이튜버 사업자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해 캐릭터의 국적을 영국, 러시 아, 중국, 일본 등으로 설정해 제작에 나서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미디어 이슈& 트랜드' 자료 재구성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