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수십억원 외화 밀반출 혐의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 입건
경찰,수십억원 외화 밀반출 혐의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 입건
  • 윤동철 기자
  • 승인 2012.02.1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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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아시아나항공 소속 승무원들을 통해 수십억원 상당의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필리핀인 환전업자 루모씨(59)와 필리핀인 승무원 미모씨(27·여)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루씨 등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2879회에 걸쳐 서울ㆍ경기 수도권, 충남 천안, 경남 진주 등지 필리핀 노동자들로부터 약 32억원을 받아 달러로 환전한 뒤 항공사 승무원들을 통해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항공사 승무원들은 호텔 객실에서 내선전화만을 사용해 환전업자인 루씨와 연락해 로비에서 서로 은밀히 만나 돈을 건네받고 개인용 소지품에 몰래 담아 항공기에 탑승해 다른 동료 승무원들도 범행을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루씨는 경찰조사에서 "항공사 승무원들은 신분이 확실해 믿을만하고 공항에서 이들에 대한 소지품 보안 검색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승무원을 범행에 끌어들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금하면 은행 송금수수료가 높고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점 때문에 루씨 등을 통해 본국으로 돈을 송금했다"며 "특히 불법체류노동자의 경우 통장개설, 송금 수속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불법송금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항공사 측은 "이번 사건은 여전히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이들 승무원은 모두 필리핀 현지 에이전트사를 통해 채용된 이들로 일부는 사직서를 제출한 걸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