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우리가 알고 있던 베토벤의 이면..빗나간 열정의 극치를 보여 주는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현장] 우리가 알고 있던 베토벤의 이면..빗나간 열정의 극치를 보여 주는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 이지원
  • 승인 2018.12.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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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베토벤의 또 다른 이면을 다룬 뮤지컬이 대학로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가난한 음악가의 아들로 태어나 술주정뱅이인 아버지의 음악적 욕망으로 인해 '음악 신동'으로 자라난 독일의 음악가,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어린시절은 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최근 대학로에서는 흔한 코미디와 로맨스 소재가 아닌 장르가 부각되는 다양한 작품들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이번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 거장 '베토벤'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의 주인공은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봐 왔던 천재 음악가 베토벤이 아니다. 장애를 딛고 음악가로 대성한 베토벤이 아닌 그의 빗나간 열정의 극치를 보여 주는, '루드윅'을 주인공으로 삼아 우리가 알고 있는 스토리와는 전혀 다르게 전개된다.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을 섭외한 이번 뮤지컬에서는 베토벤의 어린시절부터 청년, 그리고 장년이 되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무대에서 보여 주며 그의 조카 '카를'을 향한 빗나간 사랑과 '마리', '발터' 등 픽션 요소 등을 더해 다채롭게 구성했다.

2018년 12월 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재의 JTN 아트홀에서는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의 첫 무대를 기념하는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의 연출을 맡은 추정화와 김병진 암무감독, 음악감독 허수현 외에도 ▲루드윅 역을 맡은 김주호, 정의욱, 이주광 ▲'청년 루드윅' 역을 맡은 강찬, 김현진, 박준휘 ▲'마리' 역을 맡은 김소향, 김지유, 김려원 ▲'발터' 역의 차성제, 함희수 ▲피아니스트 강수영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배우들은 마치 마지막 무대인 것처럼 열정을 다해 무대를 꾸몄다.
배우들은 마치 마지막 무대인 것처럼 열정을 다해 무대를 꾸몄다.

질문의 시작은 평론가의 극찬으로 시작됐다. 앞서 무대를 본 평론가는 "마치 마지막 무대인 것처럼 발성과 연기를 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인상깊었고 특히 피아니스트 강수영의 무대마다 다른 표정 연기에 놀랐다"며 솔직한 후기를 전했다. 이에 강수영은 공연 내내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쳐 피곤한 얼굴임에도 "배우들의 열정으로 자연스레 표정이 나온 것 같다"며 자신의 열정은 낮추고 배우들의 열정을 칭찬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또한 추정화 연출가는 이번 뮤지컬에 대해 "제안받은 배우들의 수와 무대 장소가 소극장이라는 점, 베토벤과 카를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야 한다는 할당된 조건에 거장 베토벤을 어떻게 뮤지컬화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이내 "그럼에도 짧은 시간 동안 베토벤의 고뇌를 보여 주는 방법은 3세대에 걸친 베토벤의 이야기를 전략적으로 전한 것 같다"며 아이부터 청년, 중년 시절까지의 베토벤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설명과 함께 "제가 배우들 덕을 톡톡히 본 것 같다"며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공연을 아직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어떤 식으로 이 뮤지컬에 대해 어필할 것인지에 대해 배우 김주호는 "베토벤의 음악이 주는 감동과 불타오를 수밖에 없는 대사들, 중년 배우의 열정이 추운 겨울마저 녹일 어필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말을 남겼다. 또한 배우 정의욱은 "연말에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라며 사람들의 고민과 배울 점까지 모두 어루만져 줄 작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취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 주는 마리의 역할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손꼽힌다.
진취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 주는 가상의 인물 마리의 역할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손꼽힌다.

자신의 열정을 마음껏 펼칠 수 없던 여성들에 맞서 루드윅 속 가상 인물 '마리'는 여성 옷을 던지고 남성 옷을 입으며 진취적인 모습을 뽐낸다. 

이에 마리 역의 김려원 배우는 "한 여성 관객 분이 자신의 에너지를 분출할 수 없는 현실에 슬퍼하시다가 저희 공연을 보고 울며 찾아오셨다"며 "그 분을 보며 이 작품을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번 뮤지컬에 대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청년 루드윅과 카를의 역을 맡은 배우 강찬은 "두 역할이 모두 인생의 끝을 생각할 만큼 극한의 감정까지 치닫아야 한다는부분과 두 개의 캐릭터를 다른 결로 표현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며 말을 꺼냈다. 하지만 "두 캐릭터 사이 묘하게 다른 결이 있다고 느껴 그런 부분들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하고 마치 두 배우가 연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게끔 애썼다"고 전했다.

한편 20대의 반항과 30대의 열정, 40대엔 열렬한 사랑을 했던 베토벤의 또 다른 이야기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는 이미 2018년 11월 27일부터 대학로 JTN 아트홀 1관에서 관객들을 가깝게 찾아가고 있으며, 오는 2019년 1월 27일까지 계속되는 열정을 전할 예정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