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반복되는 불법 리베이트...동성제약 압수수색에 '제약사들 긴장'
제약업계, 반복되는 불법 리베이트...동성제약 압수수색에 '제약사들 긴장'
  • 임은주
  • 승인 2018.12.1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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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성제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불법 리베이트 문제가 또다시 터져 나오면서 다른 제약사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12월 17일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수사단은 동성제약 본사와 지점 5곳에 수사관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동성제약은 2009년~2013년까지 의약품 납품을 조건으로 약사와 의사 수백 명에게 100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성제약은 복통약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유명한 중견 제약사로, 최근에는 강남 헤어샵과 손 잡고 염색약 '순수 더 살롱 헤어컬러'를 출시해 홈쇼핑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연매출은 824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 정도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0월 서울지방국세청과 식약처에 동성제약 포함 5개 제약사가 모두 270억원대 규모로 불법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해 의사와 약사에게 지급했다고 통보한 바 있다.

특히 식약처가 동성제약 외 나머지 4개 제약사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약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제약업계에서는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자정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잊을만 하면 리베이트 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앞서 올 10월에는 국제약품 불법 리베이트가 적발되면서 오너3세인 남태훈 대표가 불구속 입건됐다. 국제약품은 2013년 1월~2017년 7월까지 전국 384개 병·의원 의사에게 42억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해 국제약품 본사 10명이 의료법·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거됐다.

지난 9월 11일에는 광동제약이 광고 일감 몰아주기, 리베이트 명목으로 10억 원 상당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한 검찰에 본사가 압수수색됐다. 이에 연루된 이강남 이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투신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또 지난 8월에는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이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욕설과 폭언을 일삼은 내용의 녹음파일이 공개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윤 전 회장이 갑질 폭언 논란으로 물러난 대웅제약은 바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아 업계에 긴장감을 가중시켰다. 회사 측은 정기세무조사 차원이라지만 제약업계의 세무조사는 대부분 리베이트 의혹이 깔려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불법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특허가 만료된 대형 신약들의 제네릭(복제약)이 시장에 한꺼번에 출시되면서 제약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약 하나에 회사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특히 불법 리베이트의 유혹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