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되는 야권 예비후보들, '반발 본격화'
'희생'되는 야권 예비후보들, '반발 본격화'
  • 신민주 기자
  • 승인 2012.02.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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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내에서 야권연대로 공천을 못받을 위기에 처한 지역구 예비후보자들의 반발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을 비롯한 총선 예비후보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야권연대 협상과 관련,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관악을에 출사표를 던진 김희철 예비후보 등 27명의 예비후보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밀실야합에서 이루어지는 야권연대를 당장 걷어치우라"고 촉구하는 등 거세게 항의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연대 및 공천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후보자 결정방식 역시 '국민참여경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당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무소속' 출마도 검토하겠다는 태세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번주 내로 연대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어서 민주통합당 내 예비후보자들의 반발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희철 예비후보, 이동섭 예비후보(서울 노원병), 고연호 예비후보(서울 은평을) 등 27명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진보당이 노골적인 지분 나눠먹기를 요구하며 민주주의의 수호의지를 무참히 짓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당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총선과 대선 승리에 눈이 멀어 정치적 야합을 통해 지분 나눠먹기를 정당화하는 구태정치의 표본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연대 대상에 포함된 전 지역구 국민참여경선 실시 △특정인, 특정지역을 지정하는 야권연대 중단 및 새누리당과 1:1 구도를 형성해 이기는 후보 선출 △야권연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 등의 3대 원칙을 요구했다.

고연호 예비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통합진보당에서 이정희, 심상정, 노회찬, 천호선 등의 대표단들의 지역구를 보장해달라고 우리당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야권통합이나 연대를 하려고 했던 이유는 MB정권의 실정에 대항, 정권을 바꿔달라는 국민적 요구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인데 오히려 진보 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쓰이고 있다. 신 밀실야합이다"고 비판했다.

김희철 예비후보도 "어떤 방식으로 연대를 할지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당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없다"면서도 " 한명숙 당 대표가 국민에 뜻에 따르는 공천방식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를 지켜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처럼 반발하고 나선 것은 지난 17일부터 야권연대 협상이 시작된 이후 일부 지역구의 경우 통합진보당에 양보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에서는 통합진보당이 요구하듯 지지율을 반영해 지역구를 양보하는 방식에는 난색을 표시하면서도 몇몇 지역구를 뺀 나머지 지역구에 대해서만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후보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결국 특정 몇개 지역구는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양보' 지역구에 해당하는 민주통합당 내 예비후보들이 공천 자체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더해지면서 단체행동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예비후보들은 동참자들을 더 늘려 당에 공식 항의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자신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해 당을 전방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당이 통합진보당의 밀실야합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이를 수용한다면 야권연대는 제 의미를 잃는 것"이라며 "국민경선방식을 거쳤음에도 최종 후보자 낙점에 실패하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무소속 출마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