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평창 일대 '알짜배기 땅' 점령
재벌가, 평창 일대 '알짜배기 땅' 점령
  • 정도민 기자
  • 승인 2012.02.28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벌들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군 일대의 '알짜배기 땅'을 점령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와 횡계리는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가 위치한 곳으로 지난 2000년 이후 땅투기 바람이 불었던 곳이다.

2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롯데, GS 등의 대기업 총수와 대주주의 일가족 등 22명은 지난 1일 현재 평창군 일대의 임야와 전답 등 토지 23만3108㎡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일가족은 알펜시아리조트 인근인 용산리의 알짜 땅을 2005년과 2006년에 걸쳐 매입했다. 신 사장은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의 장녀다.

신 사장은 2006년 임야 6248㎡를, 그의 장녀인 장선윤 블리스 사장과 장재영씨는 근처의 임야와 전답 8560㎡을 매입했다.

신 사장 일가가 사들인 땅은 지난해 평창 땅투기 의혹에 휩싸였던 방송인 강호동씨의 땅과 인접해 있다. 또 알펜시아 관광특구와 가까워 최고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고 있다.

토지개별 공시지가에 따르면 신 사장 일가가 사들인 땅의 가격은 2006년 ㎡당 2500원~3000원대였으나 지난해에는 2만3000원대로 5년 사이 10배 가까이 대폭 올랐다.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도 용산리의 전답 4만8200㎡, 임야 2만3500㎡, 대지 340㎡ 등 총 7만2000여㎡의 땅을 2005년과 2009년에 매입했다. 허 전무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이다.

이 밖에 상장사 대주주 일가족도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된 후 횡계리와 용산리의 땅을 사들였다.

고희선 농우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농우바이오는 횡계리 일대의 토지 1만400㎡가량을 업무욕 목적으로 2002년 전후로 매입했다.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본인과 부인 명의로 용산리에 3300㎡가량의 토지를 사들였다.

범 현대가(家)의 사위인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아들 김지용씨는 2002년 횡계리 소재의 전답 7000㎡를 본인 명의로 매입했다.

중견기업인 금강공업 전장열 회장은 부인 명의로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용산리 일대 토지 2만5600㎡가량을 매입한 뒤 수개월만에 두 아들에게 증여했다.

정전섭 재벌닷컴 대표는 "대부분의 땅 위치가 동계올림픽 개최지 인근 지역에 몰려 있는데다 땅의 매입시기가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돼 투기광풍이 불었던 2000년 이후여서 정상적인 투자성격보다 매매차익을 노린 것으로 추정될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