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동자 사망 '산재은폐 논란'...말로만 '위드 포스코'?
포스코, 노동자 사망 '산재은폐 논란'...말로만 '위드 포스코'?
  • 임은주
  • 승인 2019.02.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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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인스타그램)
최정우포스코 회장(사진=포스코 인스타그램)

포스코 노동자가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가운데 포스코 측의 미흡한 사후 대처가 문제로 제기되면서 '산재 은폐 의혹'이 언급되고 있다. 이때문인지 평소 포스코가 강조해 오던 '위드 포스코(With POSCO)' 경영이념마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2일 오후 5시 40분께 포스코 포항제철소 신항만 5부두 지상 약 35m에서 인턴사원 1명을 교육하던 노조 조합원 김씨가 혼자 쓰러진 채 발견된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포스코 측은 이날 사내 재해 속보 등을 통해 '외상 흔적이 없어 산업재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노동부 조사를 인용·발표했다. 사건 당일 경찰 및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현장 조사시 사건 현장 관련자 진술, 충돌 흔적이 없고 외상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해 근무 중 사고 재해는 아니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부검을 말리며 빠른 장례를 권하는 사측을 이상히 여긴 유족은 검찰에 부검을 의뢰했고 1차 부검결과 사인이 심장마비가 아닌 '장기파열에 의한 과다출혈'로 추정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경찰과 과학수사대,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에서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유족과 민주노총 노조 등은 포스코가 산업재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고 당시 김씨 작업복에 윤활유가 묻어있었고 기계에 찢긴 흔적에도 불구하고 산재가 아니라고 판단한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월 8일 입장문을 내고 "회사가 사실을 왜곡할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허위사실이 확산되고 있고 회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역시 포스코가 사고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사건을 매듭지으려 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월 12일 정의당 추혜선과 노동인권실현, 포스코바로잡기운동본부은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추 의원은 "포스코는 사고 이후 1시간이 지나서야 사외 119에 신고해 김씨를 병원으로 옮겼는데 이때 무엇을 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이 참석한 1차 현장검증에서 사고 지점을 안전통로라고 했지만 2차 검증에서는 12번 하역기 크레인 위라고 번복한 점에 대한 의혹"과 "목격자의 기계가 작동하고 있었다는 주장에 포스코는 기계가 꺼져 있었다는 주장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포스코바로잡기운동본부는 포스코는 이번 산업재해 사고와 관련해 조작, 은폐에 가담한 자들을 모두 밝혀 엄중한 책임을 묻고, 포스코 최정우회장은 고인과 유가족 및 국민들에게 산재은폐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완전한 배상 및 장례절차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포스코 홈페이지)
(사진=포스코 홈페이지)

포스코 직원이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분기에만 무려 5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까지 받았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경영이념으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란 의미인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강조했다. 이익 창출을 넘어서 이해관계자와 함께 발전하고 공생의 가치를 함께 추구한다는 등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평소 강조하던 '위드 포스코'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해졌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