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박삼구 자구안 퇴짜'...아시아나 매각 압박
채권단, '박삼구 자구안 퇴짜'...아시아나 매각 압박
  • 임은주
  • 승인 2019.04.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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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놓은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이 하루만에 거부했다.채권단은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지분가치가 200억 원 정도에 불과하고, 정상화 기간으로 요구한 3년도 시간을 더 끌려는 꼼수라는 판단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전날(11일) 채권단 회의를 거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자구계획이) 미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채권단은 기대하는 자구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까지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가 4월 11일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의 핵심은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4.8%)을 담보로 내놓을 것이니 5000억원을 채권단에서 더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지분가치가 200억 원 정도에 그치고, 정상화 기간으로 3년을 요구한 것도 무리한 시간 끌기라는 불만의 시각이 팽배했다.

또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금호그룹의 자구안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 박 전 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에 부정적 의견과 3년 안에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매각하겠다는 금호 측의 입장에 이미 30년을 기다렸다며 부정적 의사를 보였다.

채권단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금호 측의 자구계획에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고 비판했다.박 전 회장 일가가 사재를 내든 우량자산 매각으로 '현금'을 마련해야 채권단도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사진=뉴시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사진=뉴시스)

하지만 문제는 박 전 회장 측이 내놓을 만한 사재 자체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총수일가의 지분은 담보로 잡혀 있고, 현금 동원력도 미미하다는 점이다.

매각이 거론되고 있는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도 역시 담보로 잡혀 있어 당장 1조 3000억 원 가까이되는 부채를 상환하기엔 역부족이다.

채권단은 오는 5월 6일까지 시장의 신뢰를 얻을 만한 자구계획을 마련하도록 약정 시한을 연장했다. 다만 이 기간 사재출연과 자산매각이 기대만큼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채권단은 아시아나가 자구계획 마련에 실패할 상황에 대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서 채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구안이 퇴짜를 맞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금호그룹 측은 파국은 최대한 피해보겠다며 채권단과 긴밀한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