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당신이 만들어가는 결말,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시리즈'
[그것이 궁금] 당신이 만들어가는 결말,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시리즈'
  • 이지원
  • 승인 2019.05.2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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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에게 선택권을 넘겨 시청자의 선택으로 결말이 바뀌는 영화,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살펴보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떤 시리얼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영화의 주인공이 먹을 시리얼을 시청자가 직접 선택한다. 초반에는 시리얼이나 노래 선택 등 시시한 것들이지만, 차차 시청자의 비중은 커진다. 이후에는 상상을 초월할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오랜 생각으로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일정 시간이 넘어가면 자동적으로 특정한 항목이 선택되기 때문이다. 시청자에게 선택권을 넘겨 시청자의 선택으로 결말이 바뀌는 영화,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살펴보자.

블랙미러의 밴더스내치는 이전 시리즈와는 달리 시청자가 직접 스토리를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으로 전개된다. (사진=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본래 인터랙티브 콘텐츠라고 한다면 게임을 떠올리기 쉽다. 대략 ▲비욘드: 투 소울즈 ▲헤비레인 ▲워킹데드 ▲언틸 던 같은 게임들이 국내에서도 흥행의 단맛을 보며 이름을 떨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시청자에게 선택의 권한을 주는 것은 낯설다. 그렇기에 더욱 눈길을 끄는 것도 당연하다.

넷플릭스는 2017년 6월, '장화 신은 고양이: 동화책 어드벤처'를 통해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처음 선보였다. 이후 2018년 12월에는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이하 밴더스내치)'를 공개했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자랑하는 '블랙 미러'는 넷플릭스의 대표 오리지널 시리즈로, 기술발전으로 인해 만들어진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풍자함과 동시에 서스펜스 넘치는 이야기를 다루며 전 세계적인 호응을 얻으며 2011년 첫 공개 이래로 4개의 시즌을 발표했다.

최근 발표한 블랙미러의 시리즈 밴더스내치는 이전 시리즈와는 달리 시청자가 직접 스토리를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으로 전개된다. 극적인 상황에는 시청자의 선택에 맡기며, 이야기의 흐름도 선택에 따라 달리 변한다. 단순히 선택에 그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선택은 결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간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선택만 해)' 요소도 존재했다. 첫 번째로 선택다운 선택을 했을 때, 주인공의 주변인들은 "안 됐네, 길을 잘못 골랐어"라거나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면 좋겠어요"라는 등의 멘트가 이어지더니 영화는 잠시 부정적인 흐름을 보여 줬으며, 이내 주인공은 영화의 첫 번째 장면으로 빠르게 돌아갔다.

결국 시시한 선택만 맡긴 채 전체적인 흐름은 감독의 의도대로 흘러가겠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처음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와는 달라진 점이 눈에 보였다. 이미 봤던 부분은 작은 프레임에서 빠르게 넘어가고, 주인공은 그 전의 일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 주변인들의 태도에서도 달라진 점이 발견됐다.

극중 초반인 만큼 영화의 흐름을 위해 초반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으며, 그 후 선택지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의 선택지가 아닌 하나의 선택지만을 제공하는 장면도 있었다. 약간은 아쉬움도 느껴졌지만 그 장면에서 제작자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제작자는 이러한 의도를 극중 출연자의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과거는 바뀌지 않아.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바꿀 수 없고,
다른 선택은 할 수 없어. 


지난 일이니까.

시청자의 선택이 결말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영화의 플레이 타임도 전부 제각각이다. 하지만 그만큼 선택지에 따른 내용의 전개가 조밀하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여러 선택지를 재차 재생하다 보면 각 선택지에 따른 완성도의 차이도 나타난다. 그럼에도 영화는 몰입감을 느끼게 한다. 잠깐 한눈을 팔다가 선택지가 제시되며 시청자가 원했던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아뿔싸'다.

계속해서 선택을 이어가다보면 급기야 영상 속의 주인공이 시청자의 존재를 의식하기에 이른다. 더욱 조밀해지는 시청자와 주인공의 간격은 몰입감을 극대화시키게 된다. 내가 만들어낸 주인공은 어떤 결말을 맞을지, 기대해도 좋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단점들을 감내할 만큼 매력적인 소재이다. (사진=넷플릭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긴 러닝 타임과 음울한 분위기의 밴더스내치가 부담스럽거나,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원한다면 지난 2019년 4월 10일 공개된 '인간과 자연의 대결'을 먼저 도전해 봐도 좋다. 생존 왕 베어그릴스가 정글, 사막, 고산, 동굴 등을 무대로 모험을 펼치는 인간과 자연의 대결은 쉼없이 말을 거는 베어그릴스로 인해 그와 동행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좁은 가방 한 켠, 딱 하나만 챙길 수 있는 준비물을 챙기는 선택을 시청자에게 맡기거나 안전하게 우회하는 방법과 빠르게 돌진하는 방법 중 어떤 것이 좋을지 그 선택권을 제공하기도 한다. 1화는 시시하게 끝나지만 2화부터는 나의 선택이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전 인터랙티브 콘텐츠보다는 탄탄해진 서사가 만족스러웠지만, 그럼에도 1화에서 선택했던 준비물을 2화에서는 내 선택지와 다른 준비물을 손에 넣고 있는 등 각 시리즈별 연결성이 없는 것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이러한 단점을 감내할 만큼 매력적인 소재이다. 게임과 드라마, 혹은 영화를 넘나드는 이 콘텐츠는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최근에는 유튜브까지 이러한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뛰어들겠다는 발언을 하며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본격적으로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듯하다. 기업의 경쟁은 더 나은 기술의 발전을 만들기 마련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진다는 뜻이며, 이는 곧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빠른 발전이 전망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궁금해졌다고? 그럼 지금부터는 선택의 시간이다. 넷플릭스에 접속 후 재생 버튼을 누르거나, 아니면 그대로 잊어도 좋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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