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잦은 매각설 '왜?'...AB인베브 '자금 사정' 때문
오비맥주의 잦은 매각설 '왜?'...AB인베브 '자금 사정' 때문
  • 임은주
  • 승인 2019.08.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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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비맥주 홈페이지)
(사진=오비맥주 홈페이지)

국내 1위 맥주기업 오비맥주의 매각설이 또 솔솔 흘러 나온다. 최대 주주인 AB인베브(AB Inbev)가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으나 매각설은 계속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AB인베브의 자금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부터 오비맥주의 매각 가능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 매각 의사를 롯데와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 및 국내외 사모펀드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는 8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실제로 구체적인 인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국내 맥주 시장의 전체 성장률이 낮고, 수입 맥주에게 점유율을 빼앗기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이 소요 되는 오비맥주 인수에 참여할 투자자가 나타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B인베브는 지난 2014년 약 6조원을 주고 KKR로부터 오비맥주를 매입했다. 당시 오비맥주를 아시아의 허브 기지로 활용해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6년 사브밀러(Sab Miller)를 인수(약 120조원)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크게 증가해 재무구조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이에 오비맥주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된다.

AB인베브는 홍콩 주식 시장에 한국, 중국, 호주 등 아시아사업부(버드와이저 APAC)를 상장해 빚을 줄일 계획이었으나 최근 시장 상황을 이유로 IPO를 철회했다. 이후 AB인베브는 호주의 자회사인 칼튼 앤 유나이티드 브루어리스(Carlton & United Breweries)를 일본의 아사히 맥주에 113 억 달러(13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사진=오비맥주)
(사진=오비맥주)

이후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사업을 일본 아사히 맥주에 113억 달러에 매각한 결정 이후 자산을 더 매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AB인베브는 유동성 위기가 호주 사업 매각으로 해결돼 오비맥주를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매각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투자은행업계에선 AB인베브의 현금 흐름이 여전히 좋지 않아 추가 유동성 확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아시아 사업부문(버드와이저 APAC) 재상상을 추진하거나 오비맥주를 매각하든 부채비율을 줄이는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오비맥주는 수입맥주의 급성장에도 매출이 증가하며 실적 호조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6981억원, 영업이익 51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4.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30%를 넘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자료=키움증권 'SAB밀러를 품었던 AB읶베브, 오비맥주를 팔까', 하나금융그,룹 '오비맥주 다시 매물로' 보고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