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거 아니?] 깐깐함과 열정으로 100년 이상의 사랑을 받은 명품 브랜드, '몽블랑'
[브랜드 이거 아니?] 깐깐함과 열정으로 100년 이상의 사랑을 받은 명품 브랜드, '몽블랑'
  • 이지원
  • 승인 2019.11.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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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방에 불과했던 만년필 브랜드는 어떻게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았을까?

친구 사이였던 은행가인 알프레드 네헤미아스와 엔지니어인 아우구스트가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휴가차 방문했던 미국에서 두 남자는 개량된 만년필을 처음으로 접하게 됐다.

개량된 만년필은 잉크가 자주 끊기거나 왈칵 쏟아져 나오던 기존 만년필의 단점을 보완하고, 잉크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끔 개선된 것이었다.

두 남자가 미국에 방문한 당시 미국 시장에서는 편리함으로 날개를 단 '개량 만년필'이 성행했을 시기였고, 두 남자 역시 개량된 만년필의 편리함에 매료됐다.

여행을 떠났던 해인 1906년, 두 남자는 같은 해 베를린에 '짐플리치 시무스 만년필'이라는 작은 만년필 제조공방을 꾸렸다. 영어 '심플리스트'와 같은 뜻을 갖고 있는 짐플리치시무스는 펜 속에 잉크통이 들어간 만년필 디자인의 단순함에서 착안한 것이라 전해진다.

두 남자는 본격적인 만년필 제조를 위해 금전적으로 지원해 줄 투자자를 찾아다녔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위험성이 크다고 여기며 참여를 꺼렸다.

이때 지인의 소개로 문구용 유통업으로 성공 후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던 클라우스 요하네스 포스를 알게 됐으며, 세 남자는 1908년 본격적으로 '심플로 필러펜 컴퍼니'를 설립해 제대로된 만년필 만들기에 나섰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회사명을 바꾸며 잉크가 새지 않는 만년필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바꾼 브랜드의 이름은 '몽블랑',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명품 브랜드일 것이다. 이렇듯 작은 공방에서 시작했던 몽블랑이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알프스 산맥에서 가장 높고 웅장한 산으로 손꼽히는 몽블랑은 곧 이들에게 있어 품질의 격을 살리는 자부심이 되기도 한다.

몽블랑은 하얀 산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이며, 동시에 알프스 산맥에서 가장 높고 웅장한 산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이렇듯 몽블랑이라는 상표를 쓰게 된 이유에는 가장 높고 웅장한 산인 몽블랑을 '고품질'과 연결지어 이야기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전해진다. 더불어 몽블랑은 1913년부터 육각형의 부드러운 모서리를 가진 하얀 별 모양인 '몽블랑 스타'를 브랜드 로고로 내세웠는데, 이는 몽블랑의 눈 덮인 봉우리를 형상화한 것과 동시에 최상의 품질과 꼼꼼한 장인 정신을 구현했다는 몽블랑의 열정과 헌신을 표현하고 있다.

열정과 헌신을 담은 로고와 상표명에서도 알 수 있듯 그들은 제품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남다른 혁신을 추구한다. 오래 사용해도 망가지지 않는 내구성과, 언제 사용해도 촌스럽지 않는 독창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이 곧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추측된다.

남다른 질을 추구하는 몽블랑은 제조 과정 또한 깐깐하다.

그만큼 제조 과정 또한 깐깐하다. 

몽블랑 만년필은 펜촉(닙)에 18k 금을 사용하며 닙 위에는 복잡한 각인을 새기고, 이리듐 소재로 된 닙의 끝부분을 갈고 손질하기까지 모두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들기로 유명하다. 만년필 한 자루가 온전히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150단계 이상, 걸리는 시간은 무려 6주 이상이다. 그 정도로 엄격하고도 까다로운 공정을 거치는 것이다.

특히 닙의 품질과 모양은 곧 만년필의 필기감을 좌우한다. 그렇기 때문에 몽블랑은 이러한 과정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 1920년대부터 자체적으로 닙을 생산하고 있는 몽블랑은 정교하고 정밀한 작업으로 닙을 생산하며, 특히 몽블랑을 대표하는 만년필인 '마이스터스튀크(영문 Masterpiece)'는 무려 200단계가 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되기도 한다.

닙 제작이 마무리되면 마지막으로 품질 테스트가 진행되는데, 이때는 사막과 열대우림 등 극심한 기후에서 진행되는 '기후변화 테스트'와 높은 지대의 낮은 기압에서 진행되는 '비행 시뮬레이션 테스트'등의 과정까지 거치게 된다.

이때 눈으로 관찰하고 손으로 느끼며, 잉크가 나오면서 발생하는 소리까지도 캐치해낸다. 그리고 이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친 제품만이 소비자들의 손에 쥐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 세계 약 50여 개의 만년필 제조사 중 닙을 자체 생산하는 업체는 10개 내외에 불과하다.

유명인사에게 성공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것이 그들에게 있어 성공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몽블랑의 매력은 유명인사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 등 수많은 유명인사가 몽블랑 만년필을 소지했으며, 애용하기도 했다.

특히 국가 간 정상회의나 각종 조약 제결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서의 서명에도 몽블랑이 사용됐다.

1990년 10월3일 서독의 헬무트 콜 총리와 동독의 로타어 데메지에르 총리가 독일 통일조약에 서명할 때 마이스터스튀크149 만년필이 등장했으며, 이밖에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존 에프 케네디 미국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도 문서에 서명할 때 몽블랑 제품을 사용했다. 

국내에서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당시 임창열 경제부총리가 몽블랑 만년필로 서명한 바 있다.

이렇듯 유명인사들이 몽블랑의 제품을 즐겨 사용하자 소비자들에게는 '성공의 아이콘'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성공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몽블랑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까지 생겨난 것이다.

최근 몽블랑은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

현재 몽블랑은 만년필을 포함한 필기구, 가죽제품, 향수, 보석, 시계, 안경, 스카프, 아이웨어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한 상태이다. 

전세계 70여 개국 450여 개 부티크를 포함해 90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도 20여 개 매장이 진출했다.

특히 시계의 경우 22년 전에 첫 발을 떼었지만, 161년의 역사를 축적한 미네르바 매뉴팩처를 인수하면서 고급 시계 기술 노하우와 장인정신을 갖췄다.

더불어 3개의 가격대로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었으며, 여타 다른 명품 브랜드에 비해 디지털시계를 출시해 젊은 연령층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사진=몽블랑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