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유통업계, 이번 타겟은 '채식주의자'...편의점부터 식품업계까지 '비거니즘' 열풍
[솔로이코노미] 유통업계, 이번 타겟은 '채식주의자'...편의점부터 식품업계까지 '비거니즘' 열풍
  • 이지원
  • 승인 2019.11.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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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열풍에 따라 유통업계들도 '비거니즘'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물 보호나 친환경, 윤리적 소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소수의 취향으로만 여겨졌던 '비건(vegan: 엄격한 채식주의자)'이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국제채식인연맹(IVU)'은 전 세계의 채식 인구를 1억 8000여 명 정도로 추산 중에 있다. 이처럼 전 세계 채식 인구가 늘고 있는 현재 비건은 가장 강력한 키워드로도 볼 수 있다. 이는 먼 해외의 이야기가 아닌,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00~150만 명이 채식 인구로 나타났다고 추정 중에 있다. 15만 명에 불과했던 2008년에 비해 약 10배 정도 증가한 수치다. 그 중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 인구는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실제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세계 대체 육류 시장 규모는 42억 달러(한화 약 4조 7500억 원)였으며, 2025년에는 75억 달러(한화 약 8조 52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마켓컬리에서는 2019년 상반기 계란과 우유 등을 넣지 않은 비건 베이커리 매출이 2018년 하반기 대비 289%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렇듯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과 동물권 등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 비건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비건 및 사회적인 변화로 인해 육류 섭취를 꺼리는 현대인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유행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식품업계에서도 때를 놓치지 않고 콩이나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와 가까운 맛과 식감을 구현한 '식물성 대체육'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편의점 CU는 비건을 위한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였다. (사진=CU)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11월 5일부터 100% 순식물성 원재료로 만든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편의점 업체가 채식주의자 위한 간편식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U 채식주의 간편식의 핵심은 100% 순식물성 단백질 고기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통밀 또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사용해 만든 식물성 고기는 고기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 풍부한 육즙을 재현했다. 트랜스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0%이며 단백질 함량도 높다.

가장 먼저 출시되는 '채식주의 도시락'은 파스타와 단호박찜으로 심플하게 구성된 상품이다. 달걀, 우유, 버터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펜네를 식물성 단백질 고기, 방울토마토, 미니 새송이버섯, 블랙올리브를 바질페이스토에 버무린 오일 파스타를 담았다.

'채식주의 버거' 역시 100% 순식물성 단백질 패티를 적용했으며 토핑은 토마토, 양상추를 넣었다. 번과 소스에서도 동물성 성분을 완전히 뺐다. 더불어 '채식주의 김밥'은 참깨밥에 햄 대신 순식물성 고기, 유부를 토핑해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시금치, 당근, 우엉 등 식욕을 자극하는 오색 토핑도 넉넉히 넣었다. 이들 상품은 기존 편의점 간편식과 비슷한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돼 부담을 낮췄다. 

CU에 이어 세븐일레븐 역시 비건 열풍에 동참했다. 

세븐일레븐은 비건 간편식 만두를 출시했다.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비건 간편식 '언리미티드 만두'를 출시했다. 언리미트 만두는 전자레인지에 3분만 돌리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냉동만두 상품으로 갈비맛, 김치맛 2종으로 구성했다.

해당 제품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 컴퍼니'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언리미트'라는 대체 육류 식품을 사용한 것이다. 언리미트는 현미, 귀리, 견과류로 만든 100% 식물성 고기로 단백질 성형 압출 기술을 통해 고기의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소고기보다 칼로리, 나트륨 함량이 낮고 단백질 함량은 2배 이상 높은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세븐일레븐은 오는 12일부터 100% 식물성 콩 단백질로 만든 '콩불고기버거'와 '버섯콩불고기김밥'도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편의점 업체들은 베지테리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도 기존 편의점 간편식 수준으로 책정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햄버거 2800원, 김밥 2400원이고 CU 채식주의 버거는 2700원, 김밥은 2500원이다. 파스타와 단호박이 담긴 도시락은 3300원 수준이다. 수중에 판매되고 있던 베지테리언 전용 식품의 가격이 높다는 것을 고려해 가격장벽을 낮춘 것이라 예상된다.

기존 식품업계에서도 비건 소비자들을 겨냥하기에 나섰다. (사진=샘표식품 홈페이지에서 캡처)

기존 식품업계에서도 비건 소비자 겨냥에 나섰다.

농심은 채식과 건강식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다양한 야채와 강황을 사용한 '강황쌀국수볶음면'을 출시했다. 강황쌀국수볶음면은 소스와 건더기에 육류를 사용하지 않아 '락토 베지테리언(lacto vegetarian: 고기와 동물의 알은 먹지 않지만 유제품을 먹는 경우)'까지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육수 대신 간장과 고추 등으로 볶음소스를 만들고 각종 야채를 더해 맛을 냈다.

면은 한국인의 주식인 쌀로 만들었다. 여기에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카레의 주 원료이자 웰빙 식재료인 강황을 더했다. 농심은 강황의 맛과 향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올 수 있도록 쌀 반죽에 강황가루를 첨가한 뒤 튀기지 않고 뜨거운 바람에 말려 차별화된 쌀면을 만들었다.

샘표 역시 채식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비건 페스티벌에도 단독부스를 마련하고 요리에센스 연두를 이용해 채식 요리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공유했다.

샘표의 요리 에센스 '연두'는 콩 발효 기술로 만든 100% 순식물성임에도 깊은 맛이 풍부해 따로 육수를 내거나 별다른 양념이 필요 없어 비건족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