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노딜' 가시화...산은 "법적 책임 현산에 있다"
아시아나 매각 '노딜' 가시화...산은 "법적 책임 현산에 있다"
  • 임은주
  • 승인 2020.08.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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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12주간의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며 오는 11일까지 답을 내라고 최후통첩했다. 산은은 "현산의 인수 진정성에 대한 진전이 없으면 계약무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3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인수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과 관련해 "더는 결정을 미룰 수 없는 결단의 시점이 왔다"며 "거래 종결 시점에 맞춰서 결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은 하등 잘못한 게 없다"며 "계약이 무산되면 책임은 HDC현대산업개발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현산이 7주간의 충분한 실사와 6개월간의 인수단 활동에도 12주의 재실사를 요구한 것은 통상적인 M&A 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부행장은 "현산에 11일까지 조치를 요구했고 행동이 없다면 12일부터 계약해지 통지가 가능하다"며 "진정성에 진전된 행위가 보이지 않으면 무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행장은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는 전제가 성립될 때 제한적으로 재실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가 전제가 된다면 인수 후 영업환경분석 및 재무구조 개선 위한 대응책 마련 차원에서 제한된 범위 내 논의가 가능하다"며 "채권단은 현산 측에서 인수 확정을 전제로 거래 종결에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고자 할 땐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KDB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KDB산업은행)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되면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 주도하에 아시아나 경영정상화를 진행한다. 산은은 추가 출자전환 등을 비롯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 요건을 충족한다. 유동성 지원 및 영구채의 주식 전환 등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먼저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재매각에 나서는 것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될 경우 새로운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M&A에 섣불리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되면 현산이 이미 납부한 2500억원의 계약금을 놓고 법적인 책임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금호와 현산 양사 모두가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거래무산에 대한 법적인 모든 책임은 현산에 있다"며 "본인들의 책임은 본인들이 지는 게 맞다며 현산이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