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의류 건조기 '직접 먼지 청소할 필요 없이 자동세척' 거짓·과장 광고 행위 제재
LG전자, 의류 건조기 '직접 먼지 청소할 필요 없이 자동세척' 거짓·과장 광고 행위 제재
  • 이주영
  • 승인 2021.04.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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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전기 의류건조기 축전기(이하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효과 및 작동조건을 거짓·과장 광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이에 대해 시정명령, 공표명령 및 과징금 3억 9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는 자사 의류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효과 및 작동조건과 관련하여, '번거롭게 직접(따로) 청소할 필요 없이 콘덴서를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건조 시마다 자동세척' 등으로 거짓·과장 광고했다.

이번 조치를 통해 공정위는 광고표현에 구체적인 수치를 기재하지 않더라도 제품의 성능, 품질 등에 관한 광고일 경우 실증의 대상이며, 이를 거짓·과장 광고한 행위가 법위반임을 명확히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LG전자는 2017년 1월 20일부터 2019년 7월 31일까지 ①TV, ②디지털 광고, ③매장 POP(Point of Purchase) 광고, ④제품 카탈로그, ⑤온라인 대표사이트, ⑥오픈마켓 사이트 등을 통해, 자사 의류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효과 및 작동조건을 거짓·과장 광고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와 관련해 콘덴서 자동세척기능이 미흡하여 콘덴서에 먼지쌓임 현상 등이 발생해 한국소비자원에 위해정보가 접수되기도 했다.

2019년 8월 소비자원은 LG전자에 콘덴서 먼지쌓임 현상 방지 등에 대한 시정계획을 마련하고, 기존에 판매된 제품에 대해 무상수리 등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2019년 9월, 엘지전자는 한국소비자원에 시정계획을 제출했고, ➊응축수(건조과정에서 발생한 수증기가 응축된 물) 양과 무관하게 응축수가 발생하는 모든 경우(소량건조 등)에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이 작동하도록 개선하고, ➋소비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언제든 물을 직접 투입하여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을 가동시킬 수 있도록 세척코스를 마련했다.

기존에는 이불털기 등 응축수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소비자가 직접 물을 투입하여 세척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2020년12월까지 A/S에 총 1321억 원의 비용을 지출했고, 올해에도 A/S 비용으로 충당금 660억 원을 설정했으며, 향후 10년간 무상보증을 하기로 했다.

2월 말 기준, A/S 신청 약 80만대 중 79만 8천대(99.7%)의 A/S가 완료한 상황이다.

소비자원의 무상 수리 권고 등과 별개로 피해 소비자들은 LG전자의 광고가 거짓·과장 광고임을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했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400여 명의 건조기 구매자가 LG전자의 거짓·과장 광고행위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 진행 중이다.

다만 LG전자는 ➊ “깨끗하게” 등의 표현은 정성적 표현으로서 실증의 대상이 아니며, ➋ 실증의 대상이라 하더라도 자사가 직접 실증한 자료에 의해 광고표현이 뒷받침된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➊ 구체적 수치가 제시되지 않더라도 자동세척시스템의 성능·효과(자동세척기능)와 관련한 사항이므로 실증의 대상이 되며, ➋ 엘지전자가 제출한 자료는 개발단계에서의 소형건조기 1종만을 대상(대형건조기 제외)으로 시험한 내부자료이며, 실제 사용환경에서는 자동세척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 시에는 항상 작동하도록 설정하여 타당한 실증자료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LG전자는 이불털기, 소량건조 시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더라도, ➊ '건조 시'라는 표현에 이불털기와 같은 비건조코스는 포함되지 않고, ➋ 소량건조의 경우 예외적인 상황으로서 위 표현에 거짓·과장성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➊ '건조 시'라는 표현은 오픈마켓 광고에서 사용한 '건조기를 사용할 때마다'라는 표현과 마찬가지로 '건조기가 작동할 때마다'라는 의미로 소비자가 인식하며, ➋ 1인 가구 증가, 아기옷 건조 목적의 구입 증가 등을 고려할 때, 2kg 미만의 소량건조가 예외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 광고를 접한 일반적인 소비자는 건조기를 사용할 때마다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이 작동하여 콘덴서를 항상 깨끗한 상태로 완벽하게 관리해준다고 오인하거나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은 엘지전자가 국내 최초 상용화한 기술로 소비자가 이 사건 광고 이외의 다른 경로를 통해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업자와 소비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커 소비자 오인성이 더욱 가중됐다.

LG전자는 소비자의 의류건조기 구매선택 시 건조성능, 가격 등이 중요 고려사항이고, 콘덴서 자동세척기능은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엘지전자가 신기술인 콘덴서 자동세척기능을 건조기의 4대 선택기준 중 하나로 광고하는 등 핵심적인 기능으로 광고하였으며, 이 사건 광고가 소비자의 구매선택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