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심리, 주식 꺾이고 부동산은 계속된다..청년층 패닉바잉, 소형 시장 활성화
재테크 심리, 주식 꺾이고 부동산은 계속된다..청년층 패닉바잉, 소형 시장 활성화
  • 이주영
  • 승인 2021.10.0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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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심리가 주식 투자심리를 2분기 만에 다시 앞질렀다. 6분기 연속 상승하던 주식 투자심리가 최근 한풀 꺾인 반면 부동산은 상승세가 계속된 결과다. 부동산 투자심리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주식은 가상화폐와 함께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투자심리는 경기·인천, 그 다음 강원 순으로 뜨거워 서울의 풍선효과가 단계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매주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에서 ▲예금/적금(이하 예적금) ▲주식/펀드(이하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4가지 자산관리 방법에 대한 선호 심리를 확인하고 있다. `만약 가까운 가족·친구가 재테크를 위해 ‘OOO’을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적극+약간)권유-중립-(약간+적극)만류` 중 하나를 택하게 하고, ‘(적극+약간)권유’하겠다는 응답(권유율) 추이를 분기별(2021년 3분기는 8월 말까지)로 비교했다.

코로나19 발생 시점인 2020년 1분기 자산관리 권유율(투자심리)은 ▲예적금(47%) ▲부동산(28%) ▲주식(16%) ▲가상화폐(3.5%) 순으로 차이가 뚜렷했다. 이후 예적금은 크게 감소하고 부동산과 주식은 증가세를 이어가며 최근에는 예적금·부동산·주식이 거의 같은 수준이 됐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사진=컨슈머인사이트)

구체적으로 ‘예적금’은 대폭 하락 후 39% 내외를 유지하고, ‘부동산’은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상승해 권유율이 25.1%에서 37.4%로 12.4%포인트(p) 올랐다. ‘주식’은 2021년 1분기(15.7%)부터 상승세를 타 1년만인 올해 1분기 36.5%로 부동산을 앞섰으나 3분기에는 36.6%로 재역전됐다. ‘가상화폐’는 주식과 유사한 패턴으로 상승하다가 최근(2021년 3분기) 동반 하락세로 전환했다.

위험성이 높은 주식·가상화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대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예적금과 부동산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부동산은 유일하게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동안 동조화 현상을 보이던 금융 투자 상품의 하락세는 부동산 상승세에 힘을 보태게 될 가능성이 크다(참조. “주식 권하겠다” 37%…부동산도 예적금도 추월).
 

■ 전북·경북·경남·울산은 투자심리 약세
부동산 투자의 기초는 위치다. 거주 지역별 부동산 투자심리(2021년 3분기-2020년 2분기)를 광역자치단체별로 비교하면 최근 1년여 사이 전국 모든 지역에서 크게 높아졌고(평균 25.1%→37.4%), 특히 서울에서 주변 지역으로 강세가 확산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실제로 이 기간 투자심리 상위권 지역은 완전 교체됐다. 2020년 2분기 세종·서울·충북 순이었으나 올해 3분기에는 인천·경기·강원·전남 순이 됐다. 부동산 열풍의 본거지인 서울 집값은 너무 비싸진 데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경계심리가 반영되면서 1차적으로 경기, 2차적으로 인천·강원으로 풍선효과가 확산된다고 볼 수 있다[그림2].

서울은 지난해 2분기 27.8%로 세종시(28.2%)를 제외하고 가장 높았으며 올해 3분기에도 37.8%로 평균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강-중’). 경기는 같은 기간 27.4%→40.4%로 유일하게 ‘강-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인천은 24.6%→41.1%(‘중-강’)으로, 강원은 22.1%→38.1%(‘약-중’)으로 역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세종은 서울과 더불어 ‘강-중’으로 최고 관심지역이긴 하지만 과열과 거품 논란에 투자심리가 약해지는 모습이며, 대구·제주는 ‘약-중’으로 올라섰다. 반면 대전과 충북은 ‘강-약’으로 하락세고, 전북·경북·경남·울산은 ‘약-약’으로 부동산 투자 관심지역에서 소외됐다.
 

■ 20대여성-수도권-소형·원룸 중심으로 수요증가 예상
최근 부동산 투자심리를 성x연령 별로 비교하면 ▲여성 20대가 46.1%로 모든 계층에서 가장 높았다. 2위는 ▲남성 30대(44.3%)였으며 ▲남성 40대(43.1%) ▲여성 30대(40.9%) ▲남성 20대(40.4%) 순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여성 20대는 작년 2분기엔 남성 30대에 이어 2위였으나 1년여 만에 17%p나 뛰어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에서 핵인싸 계층이 됐다. 만혼과 비혼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성 20대를 중심으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부동산 트렌드의 변화도 점쳐볼 수 있다.

신혼 수요보다는 청년층 단독세대(1인가구)의 독립 수요가 크게 늘면서 소형 아파트나 원룸 주택 시장 활성화가 예상된다. 영끌 투자의 막차를 탄 2030의 패닉바잉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투자심리가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여력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