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기회, '오징어게임' 통해 본 가능성
[글로벌 트렌드] 언택트 시대의 새로운 기회, '오징어게임' 통해 본 가능성
  • 이영순
  • 승인 2021.11.1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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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여파로 특히 2020년에는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봉쇄와 격리 조치가 단행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로 대표되는 OTT 산업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한국의 다양한 영화, 드라마 콘텐츠도 OTT 채널을 통해 글로벌적으로 송출되는 상황이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예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시장에서 예상 밖 홈런을 날렸다.

'오징어 게임'은 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생존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9회 분량의 드라마이다.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가 공감할 만한 자본주의 사회의 계층 간 불평등과 갈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그려냈다. 소재와 연출이 주는 신선한 충격과 이국적인 볼거리에 미국인들도 열광했고 뜨거운 인기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커뮤니티에 그대로 반영돼 수많은 이야기 거리와 이른바 ‘짤’이라고 하는 밈(Meme)을 생산해내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외국어 콘텐츠에 사전 홍보도 부족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넷플릭스 차트를 휩쓸며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오징어게임이 그려낸 자본주의의 민낯과 드라마 속 숨은 복선, 등장인물이 입었던 옷과 소품 등 수십 개의 기사를 쏟아내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OTT(Over-the-Top: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서비스의 국가별 인기 순위를 제공하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나흘만인 9월 21일 처음으로 미국 인기 드라마 1위에 올랐고 10월 8일 현재까지 18일째 1위 자리를 지켰다. 넷플릭스는 공개일을 기점으로 28일 동안 전 세계에서 8200만 가구가 오징어게임을 시청할 것으로 기대를 전하기도 했다.

미국에만 1억7470만 명의 가입자(2021년 2월 eMarketer추정치)를 두고 있는 넷플릭스는 OTT 업계의 제왕으로 꼽힌다. 그만큼 넷플릭스 히트작이 시청자와 시장에 주는 영향력 역시 대단하다.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목숨을 걸고 했던 한국의 어린이 게임, 극중 소품과 등장인물이 입은 의상까지 모두 화제가 되고 있다.

한류의 장벽이 낮았던 동남아시아에서는 더욱 뜨거운 열풍이 불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 매체들은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오징어 게임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는 인터뷰와 관련 영상들을 기재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유명인들이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오징어 게임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딱지치기’, ‘달고나 만들기’와 같은 게임도 소개하고 있다. 싱가포르 가수 Benjamin Kheng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멜로디로 만든 틱톡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10월 11일 올렸는데 1시간 만에 2만4000뷰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K-콘텐츠의 가능성을 내다본 넷플릭스는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7억 달러를 투자해 80여 편의 영화와 시리즈물을 제작했고 올해만 5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넷플릭스 투자의 한국 경제 기여도 규모를 47억 달러(5조6000억 원)로 추산했다.

세계 최대 OTT 서비스 기업의 통 큰 투자는 그동안 K-드라마 업계가 제작비와 시청률 때문에 망설였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콘텐츠 제작 시도를 가능케 했다.

상대적으로 비영어권 콘텐츠 진입장벽이 높았던 미국 시장 소비자들이 해외 콘텐츠에 가졌던 부담감을 덜고 개방적 태도를 취한 것도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의 글로벌TV 최고책임자인 벨라 바자리아는 한 인터뷰에서 “지난 2019년부터 미국에서 K-드라마 시청은 200% 증가했고 같은 기간 비영어권 콘텐츠 시청도 79%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입자들이 비영어권 쇼에서 즐거움을 한번 발견하면 계속해서 즐기는 경향이 있다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 넷플릭스 가입자 중 97%가 최소 한번은 비영어권 콘텐츠를 시청한 것이다.

 

 

※ 자료 = 해외시장뉴스 KOTRA "오징어게임이 보여준 K-콘텐츠의 무한 가능성" , "싱가포르 속 오징어 게임 열풍과 K-콘텐츠의 활약" 보고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