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놓은 우리 사회‥집값 폭등·고용 감소·개인 고립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우리 사회‥집값 폭등·고용 감소·개인 고립
  • 이주영
  • 승인 2021.12.1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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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한국의 사회동향 2021'에 코로나19로 달라진 영역별 사회동향을 담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청년층이, 그 중에서도 졸업 직후 구직자들과 고졸 구직자들이 특히 고용 충격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회활동이 제약되면서 지난해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1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절대수치는 높았지만 정부 대응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같은 해 3월(56%)에 비해 12월 44%, 올해 7월 37%로 낮았다.

이는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의 방역대책이 강화되면서 정책 대응의 시차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는 백신수급과도 연관성을 보였다. 백신 접종률이 저조했던 5월 백신관련 부정적 평가는 52%로 상승하고 접종률이 올라간 6월 34%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위기 시대에 ‘정부의 행정능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은 지난 8월 79.2%로 전년대비(83.3%) 다소 하락했지만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이어 ‘경제적 격차해소’ (73.6%), ‘치안과 질서유지 강화’(71.4%) 등 순이다.

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방역지침 위반자의 처벌’ 88.3%, ‘개인의 자유 제한’ 82.1%, ‘정부권한 강화’ 76.4%, ‘경제성장’ 69.7% 등이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을 희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높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전년에 비해 7.7%p~15.2%p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20대 청년층의 객관적/주관적 고립이 심화됐으며, 사회적으로 고립된 집단에서 삶의 만족도와 긍정정서는 낮게 나타났다.

지난해 가족 또는 그 밖의 사람들 모두와 교류가 없는 사람들은 2.2%, 사회단체 비활동률은 53.6%로 전년대비(1.7%, 48.2%) 모두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객관적 고립의 상태가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객관적 고립이란 사회적 연결망의 크기, 접촉빈도, 사회단체 참여 등 타인과 사회로부터 고립과 물리적인 분리의 정도를 의미한다.

사회적 교류 없이 지내는 사람들은 40대와 60대 남성, 30대 여성을 제외하고는 0.1%p~10.0%p 증가했다. 사회단체 비활동률은 60대 남성을 제외하고 모두 늘었다.

특히 70대 이상의 경우 지난해 처음 조사를 시작해 전년대비 증감을 알 수는 없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가장 크게 나타나 객관적 고립의 상태가 가장 심각했다.

외로움과 사회적지지(support) 정도로 측정된 주관적 고립도 심화돼 외롭다고 느낀 비율이 지난해 22.3%, 사회적지지층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4.2%로 전년대비(20.5%, 3.1%) 모두 증가했다. 주관적 고립도는 물리적인 분리와 관계없이 외로움, 사회적지지 결핍 등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주관적 경험 정도다.

삶의 만족도, 행복감, 걱정, 우울감 등 주관적 웰빙은 코로나 전후의 차이보다는 사회적 고립여부에 따른 차이가 큰 것으로 보여, 사회적으로 고립된 집단에서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 등 긍정정서는 낮게, 걱정, 우울감 등 부정정서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는 노동시장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그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던 중장년층보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점차 개선됐던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 충격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통계청)
(사진=통계청)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중장년층 고용이 전년동월대비 0.8%p 하락하는 동안 청년층은 1.2%p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1월에는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고용률은 나란히 2.4%p씩 감소해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고용 충격이 이어졌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률 감소는 졸업 직후(1년 이내) 구직자들에게서 두드러졌다. 이 중에서도 졸업 직후 전문대 이상 졸업자인 남성은 지난해 2차 유행기(8~9월) 고용률이 12.1%p 감소했고, 고졸 이하 여성은 지난해 1차 유행기(3~4월) 1.4%p, 지난해 10~11월에는 14.9%p나 고용률이 떨어졌다.

청년 중에서도 가장 고용률이 크게 떨어진 학력집단은 최종학력이 고졸인 집단으로, 지난해 3~4월 전년동기대비 1.9%p 감소했던 고용률이 8~9월에는 3.4%p까지 줄었다.

그 결과 청년층에서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늘어 졸업 직후인 전문대 이상 남성은 전년동기대비 10%p 이상 늘었고, 졸업 후 갖는 첫 일자리의 질도 악화돼 1년 이하 계약직 비율이 올해 47.1%로 2019년~2020년의 41.9%보다 5.2%p나 증가했다.

청년층과 함께 코로나19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집단 중 하나가 대면서비스업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년동기대비 도소매업(-5만 2천명), 교육업(-3만 9천명), 건설업(-2만 8천명), 음식숙박업(-2만 2천명)에서 자영업자 고용이 급감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지난해부터 주택매매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상가 임대료는 지역과 유행에 관계없이 하락세를 보였다.

실제로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가격지수는 2019년 4/4분기 대비 오피스는 –1.8%, 중대형‧소규모상가는 –3.1%씩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콕족이 늘어나고 스마트폰 사용 확산으로 유투브·넷플릭스 이용률이 지난해 66.3% 증가하면서 디지털 여가활동이 확대됐다.

(사진=통계청)
(사진=통계청)

 

 

지난해 전체 여가시간 중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여가시간의 비중이 평일(36.5%→54.1%)과 휴일(29.6%→41.1%)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다. 디지털 여가활동으로는 ‘인터넷 검색/1인미디어제작/SNS’(34.2%), ‘모바일컨텐츠/동영상/VOD시청’(32.6%), ‘게임’(18.9%) 등이 있다.

디지털 여가활동의 확산은 스마트폰 보유율이 2020년 93.1%에 이르고, 주 5일 이상 이용자 비율도 90.2%로 증가하면서 포노 사피엔스의 실제적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스마트폰과 호모사피엔스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대를 의미한다.

특히 디지털 여가활동은 OTT 이용으로 주도되고 있는데 지난해 서비스 이용이 66.3%로 2018년 42.7%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서비스별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이용률이 2018년 대비 각각 23.9%p, 15.0%p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송/OTT 시청시간의 변화는 32.1%가 증가(증가함+많이 증가함)한 반면, 감소(감소함+많이 감소함)한 경우는 2.3%에 불과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2020년 이후 주택 매매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0년 1월대비 올해 6월까지 26%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세종이 72%로 가장 높았고 수도권은 28% 상승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주거 유형별로는 아파트 33%, 연립주택은 12%, 단독주택은 7%로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아파트 매매량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2020년 6·7·12월에 10만건 이상 증가해 코로나 확산세보다는 정책시행과 관련성이 더 높은 것으로 해석됐다.

(사진=통계청)
(사진=통계청)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매수 수요가 강해지고,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로 가계대출은 2010년 794조원에서 2020년 1630조원으로 2배이상 증가했다. 전년대비로는 8.3% 상승했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가격지수는 지역과 유행에 관계없이 하락해 2019년 4/4분기 대비 오피스는 1.8%, 중대형상가와 소규모상가 모두 3.1% 하락했다.

공실률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중대형 상가의 경우 전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지만 오피스(광주, 부산, 서울, 전남, 울산, 전북, 경북)와 소규모상가(충남, 전남, 강원, 세종, 전북, 제주, 경북, 경남)에서는 다수지역이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유형은 소규모 상가였다. 지역별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았던 대구와 공항과 항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국민 60%은 코로나19에 걸리는 것보다 확진 후 사회에서 '민폐'로 낙인찍힐까에 더 두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조사된 코로나19 위험 인식에 대해 '감염 가능성' 보다는 '감염이 초래할 결과의 심각성' 인식이 지속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사진=통계청)
(사진=통계청)

객관적 위해성 정보와 달리 개인의 감정 때문에 위험을 느끼게 되는 '감정촉발요인' 중 '재앙 가능성(4.08점)과 '인간의 활동이 초래한 위험'(3.98점) 요인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코로나19의 원인, 경과, 치료의 불확실성'도 지난해 1월 3.72점에서 10월 3.92점으로 오르면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19 감염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경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확진 두려움'보다 '낙인 두려움'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8월 기준으로 낙인 두려움 관련 응답률이 56.5%에 이르는 등 여전히 국민은 감염 확진에 뒤따른 사회의 비난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개인의 위축된 일상회복은 지난 8월 기준 47.2점으로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3~8월 조사 결과 전 국민의 85% 이상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호소했다.

지난 8월 조사 결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심각해질 사회문제 중 '경제 불평등'(79.7%)을 꼽은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건강 불평등(31.4%), '교육 불평등'(25.1%)'이 뒤를 따랐다. 지난해 10월엔 '종교 갈등'이 3위 였는데, '교육 불평등'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 대응에서의 기회 불평등 중 '감염 확산에 의한 경제적 피해를 보상받을 기회'(43.3%)가 가장 높았다. 불평등 인식은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봤을 때 전반적으로(2.2%p~7.4%p) 상승했다.

코로나19는 가계소비에도 영향을 끼쳤다. 2020년 소비지출은 전년대비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2분기 내구재 지출은 40.8%로 급격히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의료용소모품(마스크)'(166%), '정보처리장치'(47%), '여가'에 대한 대체수요로 '캠핑물품'(25%),'육류'(25%) 및 '주류'(13%) 소비는 증가한 반면, 외출감소로 인해 '단체여행'(-80%), '운동 및 오락서비스'(-26%) 항목의 지출액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2020년 가구소비 특징의 하나인 내구재 소비의 증가는 전년대비 40~50대 가구주의 가구와, 가구소득분위 5분위 자동차 소비에 의해 증가했다.

재택근무의 확산과 온라인 수업으로 정규수업이 대체됨에 따라 컴퓨터, 노트북 등 정보처리 장치의 소비지출은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을 대면업종(도소매업/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2020년 소비지출을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2~4분위는 전년대비 감소(-6.3%)한 반면 1분위(11.3%)와 5분위(5.3%)는 소비지출이 더 증가했다.

(사진=통계청)
(사진=통계청)

도소매업/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1분위 가구의 품목별 소비지출은 '보건'(48.9%), '식료품비·주류음료'(13.6%), '주거·수도·광열'(8.5%) 등의 필수재 소비지출이 상당부분 증가했고 '가정용품·가사서비스'(51.4%), '교통'(12.8%), '의류·신발'(3.8%)과 같이 필수재로 보기 어려운 품목에서도 소비가 증가했다.

도소매업/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소득 1분위 가구의 2020년 소비지출액이 전년대비 상승했음에도 소비액은 전체 평균소비액의 50%정도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소득 1분위에 속하는 도소매업/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가구는 소득 증가에 비해 소비지출의 증가가 더 커서 가계수지는 악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