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소매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창고형 매장 '다크 스토어'
[그것이 궁금] 소매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창고형 매장 '다크 스토어'
  • 이주영
  • 승인 2022.02.07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크 스토어(Dark stores)는 일반적인 쇼핑객과 소비자로부터 숨겨진 어두운 상점이라는 의미이다. 

일반 소비자가 자유롭게 들러 쇼핑할 수 있는 보통의 식료품점과는 달리, 배달용 식료품만을 취급하며 배달 요원들만이 방문하는 매장인 만큼 '마이크로 물류센터(Micro-fulfillment centers)'나 '미니 창고(Mini-warehouse)'로도 불린다. 

다크 스토어의 또 다른 별명은 바로 '고스트 스토어(Ghost stores)'다. 이는 팬데믹 출현과 함께 등장한 미국 요식업계의 새로운 트렌드 '고스트 키친(Ghost kitchen)' 표현과도 일맥상통하는데, 전통적인 손님 없이 운영되는 매장이라는 개념을 지니고 있다.

다크 스토어라고 해서 일반적인 슈퍼마켓과 전혀 다른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식료품점과 외형은 똑같지만, 단지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해당 스토어의 온라인 배달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주문이 접수되면, 배정된 배달 요원이 소비자를 대신해 이 고스트 스토어에서 장을 보고 소비자들의 집 문 앞까지 이를 배달해주는 구조다. 


대다수의 다크 스토어 배달 플랫폼들은 '초스피드 배달'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만큼, 다크 스토어는 실제로 주거지역이나 도심과 상당히 가까이 위치한다는 특징이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도시 Woodland Hills에 위치한 Amazon Fresh 슈퍼마켓은 완전히 대중에 오픈되기 전 일정 기간 다크 스토어로 활용된 사례도 있다.

한편 일본에서의 EC 시장이 커지면서 일본 소매업계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나 배달이 주문 후 최소 몇시간 뒤에야 배송이 되는 문제로 '보다 빠른 배송'을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에 EC 업체의 배송시간 단축에 대한 대안으로 '다크 스토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도시 외곽 등에 위치한 대형 물류허브에서 목적지로 직접 배송하였지만, 주문자 인근지역에 위치한 다크스토어로 물건이 바로 가면 소비자입장에선 보다 빠른 시간 안에 주문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다크스토어 안에 이미 주문 물건의 재고가 있다면, 주문 후 불과 몇 분만에 받을 수도 있다. 고객 구매 데이터를 활용하면 지점 별 재고 사입을 고객에 맞게 최적화 할 수도 있다. 

또한, 다크스토어는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본 내 기존 유통업체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늘어나는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인건비와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어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식료품 신속 배달 서비스업계는 팬데믹을 틈 타 폭발적으로 늘어난 소비자의 배달 수요뿐만 아니라 막강한 벤처캐피탈 기업들의 자본력에 힘입어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그러나 다크 스토어의 인기와 성장 스토리 이면에는 씁쓸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다크 스토어를 통한 식료품 배달 서비스 이용이 증가할수록, 기존의 오프라인 상권과 커뮤니티는 무너져간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편리함에 대한 니즈'는 끝없이 늘어나는 가운데, 각 도시는 '소비자 개개인의 편리함'이라는 단기적 이점과 '직접적 상호작용 감소에 따른 커뮤니티 라이프의 쇠퇴'라는 장기적 문제의 균형을 맞추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Bloomberg는 분석했다.

Bloomberg에 따르면, 다크 스토어를 앞세운 식료품 신속 배달 시장은 특히 '보도 상권(Sidewalk life)', '교통 혼잡(Congestion)', '평등성(Equality)'이라는 3가지 측면에서 도시 커뮤니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식료품 신속 배달 서비스가 간단한 ‘장보기’ 영역까지 장악한다면, 온라인 쇼핑과 각종 배달 서비스의 증가로 이미 위협받고 있는 보도 상권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는 시각이다. 또한 신속 배달을 위해 움직이는 배달 요원들의 자동차·스쿠터·자전거 등은 이미 복잡한 도심의 교통 체증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안전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 우려되는 것은 '평등성' 이슈다. '배달의 시대'로의 변모는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추가적인 비용을 내고 편리하게 배달을 시키는 자'와 '주문을 받고 배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자'로 양분시킬 것이라 내다보는 시각이 바로 그것이다.

 


※ 자료 = 해외시장뉴스 KOTRA "미국에서는 요즘 ‘다크 스토어’ 확산 중" , "일본 소매업계에서 주목받는 다크 스토어" 보고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