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원에 민정계 인사 눈길
박근혜, 비대위원에 민정계 인사 눈길
  • 정수백 기자
  • 승인 2011.12.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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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 27일 발표한 비대위원들 중에는 민정계를 비롯한 세종시 우군(友軍)이 뚜렷하게 눈에 띈다.

우선, 김종인 비대위원은 박 비대위원장의 모교인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민정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노태우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었다. 김 비대위원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국무총리 시절 세종시 문제로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맞서고 있을 때 사실상 박 비대위원장 편을 들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10년 초 당시 국무총리였던 정 동반성장위원장을 향해 '대통령에게 세종시를 포기할 것을 직언하라'고까지 말한 바 있다. 또 '전 정권이 합의해 만들어 놓은 것을 다음 정권이 뒤집는 것은 옳지 않다'고도 말했었다.

중앙대 법학과 교수인 이상돈 비대위원장도 세종시 수정에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2009년 말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려면, 이미 몇 년 전에 결정되어 공사가 많이 진행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세종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결정된 것으로, 그런 사정을 무시하고 마치 원점에 서 있는 것처럼 논의하는 것은 자체가 무책임한 일"이라고 주장했었다.

당내 인사로 이번에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 김세연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이 지난 2010년 6월 말 국회 표결에 붙여질 당시 기권표를 던졌다. 적어도 세종시에 대해 반대하는 인사가 아닌 만큼 박 비대위원장과 껄끄러운 사이가 아니라고 하겠다.

이 밖에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들어가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최근 친박(박근혜)계로 분류될 정도로 박 비대위원장과 사이가 좋다.

결과적으로 이번 비대위 구성은 마침내 한나라당이 박근혜 체제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날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비대위 구성에서 친박계가 배제됐다고 하지만 구성원들 면면을 보면 박 비대위원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